위믹스 홀더의 엑소덕스 … 상장폐지 후 해외 거래소 망명 중P2E, 글로벌 사업인데 국내 거래소 시세에 의존하는 구조위메이드 첫 해외사업 홀로서기 …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것”
  •  “어디로 옮겨야 하나요?”

    위믹스(WEMIX) 커뮤니티에서 때 아닌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면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위믹스를 이전하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 

    당장 복잡한 해외 거래소 지갑 이전도 고역이지만 그보다 속 타는 것은 자산 가치다. 1200원 대로 거래됐던 위믹스의 현재가는 288원으로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위믹스 사태가 돈 버는 게임(P2E, Play to Earn)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한 P2E 서비스였지만 그 핵심인 가상자산의 시세 형성에는 국내 거래소 의존도가 상당했다는 이야기가 됐기 때문이다.

    2일 위믹스 커뮤니티에서는 위믹스 홀더(holder, 소유자)들이 해외 거래소 이전을 위한 팁을 공유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위메이드가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후 그야 말로 폭탄을 맞았다. 위믹스는 이날 국내 거래소에서 공식 상장폐지가 됐다. 

    물론 이는 국내 거래소만의 이야기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여전히 위믹스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거래소의 상장폐지 이후 위믹스의 가치가 곤두박질 쳤다는 것이다. 2021년 한때 2만2000원대 거래되던 위믹스의 이날 CoinMarketCap의 거래가는 285원이다.

    사실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 연연할 이유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P2E가 금지돼 아예 접속도 막혀 있기 때문. 위메이드도 P2E를 글로벌 서비스로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은 P2E의 핵심인 위믹스의 가치 형성에 핵심이었다.

    위믹스는 P2E 생태계의 핵심인 암호화폐다. 위메이드 P2E의 구조는 단순하다. A게임 속 머니와 B게임 내 머니를 모두 위믹스로 바꿀 수 있고 위믹스는 곧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역으로 게임 머니를 위믹스를 통해 마련할 수도 있다. 이미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 ‘미르4’ 등의 게임을 P2E로 서비스 중이다. 

    이 사업구조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믹스의 가치다. 위믹스가 플레이어에게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유입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 위메이드가 이를 위해 선택한 전략은 국내 거래소 상장이었다. 국내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위믹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가 해외 거래소 시세의 기준이 됐다.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상장폐지 결정에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하고 나섰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사업이지만 사실상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다른 P2E 사업을 추진하는 게임사도 비슷하다.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에 쓰이는 가상자산 넥슨페이스(NXPC)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 각각 상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P2E 전문게임사 넥써쓰의 가상자산 크로쓰($CROSS)는 현재까지 상장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에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위메이드는 이번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로 인해 해외 거래소만으로 위믹스의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역설적이게도 P2E 사업으론 처음으로 온전한 해외 사업이 된 것이다. 

    지난 2022년 위믹스의 첫 상장폐지와는 사정이 다르다. 이후 국내 거래소는 상장폐지 이후 1년 재상장 금지라는 조항을 만들었고 내년이 되더라도 재상장을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감정의 골도 만들어졌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앞으로 좋은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결국 P2E의 핵심은 얼마나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놓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하반가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의 론칭을 통해 해외 시장만으로도 위믹스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