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금통위… 기준금리 향배 주목경기침체 우려 속 3.25% 동결 전망 고개한미 금리격차 1.25%p 부담… 베이비스텝 주장도이창용 "물가 중심 통화정책" 거듭 강조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13일로 예정된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인 데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1.25%p에 달해 금리인상 압박이 상당하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3.50%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금리인상 요인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물가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5%대를 가리키고 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한은의 목표물가인 2%보다 두배 이상 높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뺀 근원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이후 4%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정부의 공공요금 관리가 제외됐다면 근원 물가는 5% 이상을 기록했을 것이다. 올해 전기, 도시가스, 버스, 지하철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상승될 예정이라 근원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한미 간 금리격차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는 각각 3.25%와 4.25~4.50%다. 양국 간 금리차는 최대 1.25%p에 달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외국인 투자금이 빠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연준의 긴축 행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환율이 급등하는 사태가 수차례 벌어졌다. 더군다나 미 연준은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5.1%까지 올리겠다고 밝혀 양국 간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이 총재 역시 신년사에서 '물가'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그는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에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돼며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 했다. 

    이 총재는 지난 3일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도 "부동산 관련 금융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금융인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 했다. 

    이를 두고 통화정책기조의 최우선 가치에 물가를 두되 부동산 시장, 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총재의 우려대로 '경기 하강'은 금리 조정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중국의 성장 침체까지 겹쳐 올 상반기 우리 경제의 수출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물가라고 밝혔다"고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 지표가 부진한 점을 감안해 금통위 내 동결 의견이 이전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동결 의견이 과반이 되면 1월 기준금리는 인상이 아닌 동결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