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금운용 2.2조… 22.9조 줄어가계운용폭 33.9조 → 26.5조… 지값 얇아져기업 순자금운용 -61.7조… 통계작성이후 최악대출자산 54.2조 폭증… 자산배율 10분기 연속 감소
  • ▲ 한국은행 명절 자금 방출ⓒ뉴데일리DB
    ▲ 한국은행 명절 자금 방출ⓒ뉴데일리DB
    가계 여유자금이 큰 폭으로 말라붙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여유돈은 예금으로 몰린데다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폭은 쪼그라들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국내부문 순자금운용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25조1000억원 보다 22조9000억원 줄었다. 전분기 8조5000억원보다는 6조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폭이 크게 줄었는데 1년새 33조9000억원에서 26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값으로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며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금융자산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상승했는데 지출은 372만원으로 6.3% 늘었다. 소득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갑이 얇아진 셈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4914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조4000억원 줄어든 반면 금융부채는 2322조7000억원으로 같은기간 111조4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2591조5000억원으로 44조원 감소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2%로 10분기 연속 감소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순자금조달규모가 -61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009년 1분기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 운용이다. 자금운용액은 64조5000억원에서 20조원으로 1년새 44조5000억원 줄어들었지만, 은행 및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금액은 9조100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증권시장 불안 등으로 예금취급기관 대출금 조달이 확대된 반면, 주식발행은 크게 축소했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자금수요 증가에도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현금 및 예금, 채권,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운용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순자금운용은 2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1조4000억원보다 늘었다. 자금운용액이 39조6000억원에서 30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데 비해 자금조달은 28조3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큰폭 감소했다.

    모든 경제 주체들의 총금융자산은 2경386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530조1000억원(2.3%) 늘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이 하락한 반면 직접투자 등 기타 자산 비중이 상승했다. 대출금 자산은 4000조원을 넘어서 434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늘어난 대출금 자산만 54조2000억원에 달한다.

    문 팀장은 "주식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가계금융자산이 줄었고 부채는 늘었다"면서도 "금융부채 대비 자산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2분기 대비 많이 떨어진 편은 아니어서 경제가 나아져서 주식가격이 오르면 배율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