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C 발급·재무건전성 회복 최우선 과제성정, 800억원 투자손실 추정VIG파트너스, 재무·지배구조 개선·기체 도입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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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로 다시 주인이 바뀌면서 경영정상화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대주주인 성정이 매출 발생 없이 비용만 투입하다 대규모 손실을 입고 떠나면서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는 항공운항증명(AOC) 발급과 악화일로에 빠진 재무구조 개선 문제가 어떻게 해결 될 지가 최대 관심사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지난 6일 이스타항공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새 주인이 됐다.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지 19개월 만이다. 

    VIG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이스타항공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그동안 지연됐던 AOC 발급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재무 건전성 악화 문제로 미뤄졌던 AOC 발급이 이번 투자로 1000억원 이상의 자본이 확보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 

    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는 “현재 조건상 AOC 발급이 나올 시기라고 판단된다. 다만 항공업황이 아직 코로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고 리스, 정비 문제 등 정상화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성정, 비행기 한번 띄워보지 못하고 퇴장

    성정은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으로 약 800억원가량을 손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성정은 2021년 6월 법정관리 중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1100억원을 투입, 지분 100%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에서 성정은 VIG파트너스 측에 지분 가치로 300억~400억 원만 인정을 받아 투자 원금은커녕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성정은 2021년 인수 당시부터 업계의 우려 어린 시선을 받았다. 특히 자금 조달 능력과 경영 능력 등이었다. 백제컨트리클럽 등을 운영하는 성정은 부채가 적은 알짜배기 기업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정 59억원, 계열사인 백제컨트리클럽 178억원, 대국건설산업 146억원 등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코로나19 사태 이전 총매출 5000억원대를 유지하던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에도 성정의 강한 인수 의지로 새 주인으로 낙점됐으나 결국 비행기 한번 띄워보지 못하고 2년도 안돼 되팔았다.

    지난해만해도 성정은 연내로 이스타항공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이스타항공의 허위 회계자료 제출 의혹을 제기하며 AOC 발급 절차를 중단, 현재까지 운항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위 회계자료 의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매출없이 고정비만 나가는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재무부담은 크게 가중됐다. 결국 성정은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VIG파트너스에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결단을 했다.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건전성 확보와 지배구조 개선, 신규 기체 조기 도입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창훈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이스타항공은 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 업계에서 성공적인 역사를 만들어온 기업”이라며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올해 이스타항공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