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11일 게시삼성화재노조 RC지부 대상, 조합원 3889명업계 "설계사 노조 설립 유행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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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노동조합으로서 회사와 단체교섭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1일 삼성화재노동조합에 대한 '교섭 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게시했다.

    삼성화재노조는 RC(설계사)지부와 내근직지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번 공고는 설계사지부에만 해당된다. 공고 기간(11~16일) 내 이의가 없다면 삼성화재노조는 오는 17일부터 사측과 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설계사지부 소속 조합원 수는 3889명이다.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삼성화재 내에 보험설계사를 보유하고 교섭할 유일노조로 삼성화재노조를 인정한 것"이라며 "다음주 월요일(16일)까지로 예정된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교섭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들로 구성된 노조가 사측과 교섭에 나서게 된 것은 삼성화재가 처음이다. 앞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KB라이프파트너스의 사례가 있긴 하나, 두 회사는 제판분리를 통해 설립된 자회사GA(보험대리점)라는 점에서 삼성화재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손해보험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가 설계사들과 교섭에 나서게 되면서 업계 내 파장이 주목된다. 삼성화재 사례를 계기로 전속설계사들의 노조 설립이 유행처럼 번질까 걱정하는 보험사들이 적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 노조가 설립되고 실제 교섭에 나서게 되면, 회사 입장에선 비용 증가는 물론 조직관리 측면에서도 애로사항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극단적으로는 전속설계사 조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RC지부와 내근직지부로 구성된 삼성화재노조는 당초 두 지부가 함께 교섭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내근직으로만 구성된 노조인 삼성화재리본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가 받아들이면서 이러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리본노조가 내근직을 대표해 교섭에 나서고, 삼성화재노조(RC지부)는 설계사를 대표해 회사와 교섭하게 된다. 

    리본노조는 내근직으로만 구성된 노조로 약 3000명 규모다. 삼성화재노조에 따르면 RC지부는 4300여명, 내근직지부는 6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화재의 전속설계사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1만 910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