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저축은행 주담대 상품 29개.. 전년比 13개 '뚝'주담대 금리는 15% 이상 고금리 지속부동산경기 침체로 담보가치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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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상품 취급을 대폭 줄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달비용이 상승한 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련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저축은행이 취급한 아파트·주택 담보대출 상품은 29개로, 전년 동월(42개) 대비 13개 줄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 수도 30곳에서 22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하며 취약차주의 연체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부동산 시장이 냉랭해짐에 따라 담보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등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한풀 꺾였다"면서 "대출금리는 높지만 리스크가 커지면서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주담대 취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저축은행 주담대 상품은 1년 만에 금리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SBI저축은행의 'SBI온라인주택대출' 금리는 9.28~16.38%로 전년 동월(4.70~8.86%)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스타저축은행의 'APT론' 금리도 3.50~8.80%에서 6.61~15.00%로 올랐다. 이외에도 상품별로 2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는 곳이 늘었다.저축은행들은 총량제에 가로막힌 가계대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에 집중해 왔는데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이마저도 축소한 것이다.
앞으로 저축은행의 주담대 취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저축은행이 취급한 사업자 주담대에서 사기성 작업대출을 실행한 정황이 금융당국 조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6∼12월 저축은행의 사업자주담대 취급 적정성을 검사한 결과, SBI·OK·페퍼·애큐온·OSB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에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작업대출을 부당 취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금감원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곳들을 포함하면 저축은행 전체(총 79개사) 작업대출 규모는 조(兆)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심사가 깐깐한 편인 주요 대형사에서 불법대출 정황이 적발된 만큼 저축은행업계 전반적으로 불법대출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적발된 5개사를 비롯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작업대출 적발 및 제재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담대 취급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시중은행에 비해 유동성 압박이 심한 2금융권은 생존을 위해 대출 영업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