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인천~파리 노선 슬롯 배분 ‘긍정 검토’에어프레미아·티웨이항공 등 신규취항 가능남은 영국·미국·일본도 심사 결과 도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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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상반기 내에 결정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주요 노선 슬롯 배분으로 독과점 우려를 해소해 아시아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오는 2월 17일까지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심사가 까다롭기로 알려진 EU가 양사 합병을 승인한다면 미국과 일본 등 남은 경쟁당국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는 2021년 1월 사전심사에 돌입해 2년여간 대한항공과 사전협의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슬롯(slot)을 다른 항공사에 배분키로 하면서 이를 토대로 EU가 본심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은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을 하거나 이동하기 위해 배분된 시간을 의미한다. 즉 해당 시간대 운항을 허가받은 권리다. 공항의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해 시간당 운항 횟수가 제한되므로 어느 노선의 어떤 시간대 슬롯을 보유하느냐가 항공사의 경쟁력을 결정짓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인천~파리 노선 운항 배분으로 경쟁제한 우려에 대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주 4회 운항하는 인천~파리 노선 슬롯 배분에 대해 여러 항공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대형항공기 ’B787-9’ 3대를 확보한 에어프레미아가 인천~파리 노선에 신규 취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올 상반기 내 B787-9 두 대를 더 들여올 예정으로, 총 5대의 동일 기종을 보유하게 된다.

    ‘탈 LCC(저비용항공사)’를 목표로 중장거리 노선을 확장 중인 티웨이항공도 후보군 중 하나로 지목된다. 티웨이항공은 대형기 A330-300기종 3대를 보유 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재배분될 파리, 로마, 런던, 이스탄불 등 노선에 관심을 나타내왔다.

    해외 경쟁당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될수록 주요 노선의 슬롯 배분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9개 노선의 신규 항공사 진입 지원을 조건으로 양사 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양사 기업결합 심사는 EU를 비롯한 미국, 일본 등 필수신고국 3곳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1곳 등 총 4개국이 남은 상태다. 영국 경쟁시장국(CMA)도 대한항공이 인천~런던 노선에 영국 항공사의 버진애틀랜틱에 신규취항을 제안, CMA가 이를 받아들여 시장 의견을 청취 중이다.

    현재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대한항공은 주 10개, 아시아나항공은 7개 슬롯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CMA는 양사 합병 후 최대 7개의 슬롯을 버진애틀랜틱에 제공할 것을 요구, 버진애틀랜틱이 해당 노선을 포기하거나 운항하지 않는 경우 다른 항공사에 슬롯 취득 기회가 돌아가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시장경쟁성 제한 우려 해소를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