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상승에 지수 밸류에이션 부담 커져기업 부진한 실적 발표·올해 첫 FOMC 앞두고 경계심리↑기대감 검증 구간 진입…보수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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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가파른 상승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코스피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경계심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38% 오른 2395.2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202억원, 6101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은 홀로 1조3554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하단을 지지했다. 

    코스피는 연초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올 들어 달러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코스피는 뉴욕증시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여왔다.

    때문에 코스피가 외국인 '사자'에 힘입어 그간 상승해왔지만 시장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보다는 보수적 스탠스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12월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와 선진국 증시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시 침체를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으로 코스피 2400선 회복이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설 연휴 이후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질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기보단 눈치보기 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와 물가를 포함한 국내외 경제 지표가 증시 움직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지난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 등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들과 현대차,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주요 업체의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LG전자의 실적 콘퍼런스 콜이 진행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간 지난해 4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6% 하향, 올해 1분기 전망치도 6.8% 하향돼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이번 시즌뿐 아니라 올해 전망에까지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은 "예상보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발표돼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은 작다"며 "오히려 실적 전망이 추가로 하향 조정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고 경기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오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FOMC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번 정례회의에선 최근 물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25bp 기준금리 인상 등 속도 조절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FOMC를 앞두고 오는 27일 발표되는 PCE 물가지수가 숨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은 "미국의 긴축에 대한 시각차가 있는 상황이어서 주식시장 상단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테슬라 실적 발표는 전기차와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계감이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매수보단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단 조언이 나온다. 

    안영진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시 투자자들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가고 있다고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부정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며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업황을 가늠해보고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도 짚고 넘어간 후 시장에 대응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도 "그간 증시의 급반등을 이끈 기대감이 일시에 검증받는 구간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코스피 2300선 후반에서는 적극적 매매전략을 자제하고 일부 이익실현을 고려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