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저점 인식 작용…중저가 위주로 급매물 소진재건축 추가분담금 커지고 변수 많아…추격매수 미지수
  • ▲ 준공 30년 초과 서울아파트 매매거래 월간 추이. ⓒ부동산R114
    ▲ 준공 30년 초과 서울아파트 매매거래 월간 추이. ⓒ부동산R114
    규제지역 해제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1·3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준공 30년을 초과한 구축아파트 매매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거래된 서울아파트 805건 중 174건(21.6%)이 준공 30년을 초과한 구축으로 조사됐다.

    구축 매매거래는 2022년 대선 전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반짝 늘었다가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의 여파로 다시 저조해졌다.

    올해 1월 전방위적 규제완화책이 발표된 후 다시 거래가 증가했는데, 30일간의 신고 기간을 고려하면 거래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준공 30년 초과 서울아파트의 매매거래 건수는 △노원구 44건 △도봉구 22건 △강남구 21건 △송파구 19건 △양천구 15건 △영등포구 10건 순으로 집계됐다. 노원구와 도봉구의 거래증가가 두드러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지 않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아 상대적으로 거래가 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단지로 보면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9건) ▲노원구 월계동 미성(7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6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매가격이 수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늘면서 저점 인식으로 거래에 나선 매수자들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사업이 추진 중인 준공 30년 초과 구축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도 둔화하는 분위기다.

    3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은 0.03% 내려 지난해 9월 이후 낙폭이 가장 작아졌다.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 소진 후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1·3대책'에 이은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안전진단·용적률 완화방안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격매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재건축 투자는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데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추가분담금도 커져 조합원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경기여건 등 외부변수에 따른 영향도 리스크가 될 수 있어 초기 단계의 재건축 아파트일수록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세운 뒤 매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