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 맞는 거래환경 조성…저평가 극복 나서이르면 내년 적용…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
  • 한국거래소가 국제표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증시 거래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배당절차를 개선한다. 그간 이른바 '깜깜이 배당'으로 지적받았던 배당절차를 개선해 국내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법무부,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투자자가 배당금액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한다. 

    국내 기업들은 통상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이듬해 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한다. 이에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몇 달 뒤 이뤄지는 배당 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특히 배당받을 주주가 확정되는 시점에 배당액 등 정보를 알 수 없어 관련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부에선 한국 배당주 투자를 깜깜이 투자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거래소 측은 "배당투자 활성화를 저해하는 현행 절차와 관행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차이가 있다"라며 "이는 우리 증시에 대한 저평가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에 배당을 받을 주주가 결정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결정하는 주주를 정하는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을 받을 자를 정하는 '배당기준일'을 분리해 주주총회일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

    상장사 분기 배당 절차도 개선할 예정이다. '선(先) 배당액 확정→후(後) 배당기준일' 프로세스에 맞게 자본시장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우선 3·6·9월 말일 주주를 배당받는 주주로 정한 내용을 삭제하고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 결의일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사회 배당결의 이후를 배당기준일로 정하면 배당금 지급 준비 기간이 부족할 수 있어 지급 기간은 20일에서 30일로 연장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오는 2024년부터 배당절차 개선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해 투자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에는 배당절차 개선 여부를 신설한다. 개선 여부가 O・X로 공시되도록 하고, 구체적인 배당 정책과 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까지 상장사 배당기준일 통합 안내 페이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배당절차안이 개선되면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마련 ▲증시 변동성 완화 ▲시장 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배당절차가 개선되면 글로벌 투자자 자금 유입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배당에 대한 투자자 관심 확대로 이어져 배당투자가 활성화하고 기업의 배당 성향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