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하나 9.6%, KB 8.9%, 신한 6.7%, 우리 5.8%↓실적 상승, 배당 확대 호재 묻혀당분간 압박기조 계속... 주가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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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비판에 잘 나가던 은행 주가가 연이틀 곤두박질치며 연초 대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정부가 예대마진 축소 및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전망도 불투명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코스피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14~15일 이틀 간 최대 10% 가까이 급락했다.

    하나금융지주가 9.6%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 KB금융(-8.9%), 신한지주(-6.7%), 우리금융지주(-5.8%) 순이었다. 16일 장 초반 주가 흐름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던 은행주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과 함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의 호재로 연초 대비 주가가 한 때 20% 가까이 상승했다. 

    4대 금융지주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총 15조 8506억원으로 지난 2021년(14조 5429억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금리 인상기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이 실적 상승의 주된 요인이다. 

    이에 각 지주사는 배당성향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주가 또한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1월 말을 기점으로 은행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은행의 역대급 실적과 이에 따른 임직원 성과급‧배당금 증가 등의 이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이후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와 경쟁이 촉진돼야 은행의 '이자 장사'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과도한 주주배당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 금융사 문제 발생 시 임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 back)' 제도의 활성화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이 정부 압박에 못 이겨 10조원 이상의 사회환원대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부정적이다"며 "현재 언급되는 규제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은행 주가의 전망은 상당히 어두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