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0원 재돌파美 긴축 장기화 전망"1300원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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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보고 있다.지난해 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란 기대감에 안정세를 보였으나 불과 한달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미 실물 경제 지표가 뜻밖에 호황을 보이자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까지 나온 탓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그라들자 달러 대비 원화값이 하락하고 있다.17일 오전 9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35원 오른 1292.15원이다. 지난 2일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직후에는1216.4원 까지 내려갔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보름새 70원이 올랐다.연초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세가 둔화하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기대감에 환율은 안정세를 보여왔다.이러한 기류에 찬물을 끼얹은 쪽은 미 실물 경기다. 최근 미국 실물 경기 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커졌다.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소매 판매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전월 대비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1월(4.9%) 이후 최대 규모다.내수경기 비중이 큰 미국에서 생산자, 소매 지표의 상승세는 소비자 구매력이 강력하다는 뜻으로 언제든 물가 상승 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미 Fed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들도 줄을 잇고 있다.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회의에서 0.50%p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밝혔다.미국의 통화정책이 안갯속으로 치닫으며 달러화는 강시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커질 땐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일각에선 환율이 단기간에 뛰어오른 만큼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하지만 이러한 달러 가치 상승세는 일시적으로 지난해 같은 킹달러 현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연준 매파 발언에 기댄 달러화 강세, 위험선호 심리 위축 등 영향에 1290원 저항선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도 둔화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연준 위원 매파 발언이 더해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됨 되면서 강달러, 위험선호 위축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