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장 규모 올해 11조9000억원 성장 추정시장 성장 속 재편 움직임 활발… 라스트마일 구축이 쟁점후발주자 시장 포기… 살아남은 기업만 시장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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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프닝 이후 새벽배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치솟았던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갖춘 곳만이 시장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라스트마일이란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 물류센터 등에서 출발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벽배송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8년 4000억원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은 성장세지만 신규 사업자의 진입은 쉽지 않다. ‘라스트마일’로 대표되는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기존 배송과는 달리 새벽배송은 야간 배송이라는 점에서 인건비가 추가로 소요되며, 대부분 신선식품을 다루는 탓에 물류-배송간 콜드체인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롯데온, BGF그룹의 헬로네이처, GS리테일의 GS프레시몰 등 대기업들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지만 모두 철수했다. 규모의 경제 실현 전에 손실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스트마일은 물류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구간으로 꼽힌다. 배송 중 파손과 분실 등 사고가 모두 기업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프라 구축 비용 등으로 인해 전체 물류 비용에서 라스트마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기구축된 인프라에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과 더불어 식품 외 추가적인 고수익성 제품 카테고리 확장이 필수다. 쿠팡, 컬리, SSG닷컴 등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갖춘 기존 사업자들이 성장하는 시장의 수혜를 고스란히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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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컬리, SSG닷컴 등 자체 라스트마일 유통망을 갖춘 곳들도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다만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수익성이 담보되는 일정 구간을 넘어설 경우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새벽배송 시장이 포함된 온라인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185조 대비 14.6% 성장한 212조원으로 추정된다. 식품시장은 상대적으로 침투율이 낮아 추가 성장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새벽배송 시장이 11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식품 시장의 8.7%, 온라인 식품 시장의 29.3%에 해당하는 수치다.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7742만달러(약 1037억원)로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새벽배송에 해당하는 로켓프레시·로켓배송, 마켓플레이스 부문이 속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났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구축한 바 있다.

    컬리와 SSG닷컴 역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컬리는 데이터·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7월 대구, 12월 부산·울산으로 물류센터를 넓혔고 올해 상반기에는 평택과 창원에서도 물류센터를 가동시킬 계획이다.

    SSG닷컴은 물류효율 고도화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을 151억원 줄였고, 지난 4분기에는 전년 대비 183억원을 개선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은 유통 산업이면서 인프라 산업”이라면서 “자체 수요와 규모를 갖춘 일부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