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0.5% 인상… "인플레 심각"美 연준, 베이비스텝 확률 80% 넘어박기영 금통위원 "금리인하 생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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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의 연쇄 파산 우려 속 기준금리를 3.5%로 0.50%p 인상했다. ECB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서 금융안정 보단 물가에 무게를 뒀다.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은 한층 복잡해졌다. 그간 기준금리 산정이 물가와 금융안정 간의 줄다리기였다면 은행권의 약한 고리가 추가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내주 금리결정도 살펴야한다.◆ 美 연준, 베이비스텝 '무게'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연 4.5~4.75% 수준인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일각에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여진이 계속돼 동결될 것이란 시각도 뒤따른다. 만일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땐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중단한다는 시그널로 작용해 기대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땐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또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물가 정점이 지난 데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 빨리 돌입했다는 점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린다.유럽은 이번에 빅스텝 단행한 이후에도 금리 수준이 3.5%에 그치지만 미국의 경우 이보다 최대 1.25%p 높은 4.5~4.75%에 달한다.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의 절대적인 수준은 높지만 이미 정점을 지나는 모습으로 이달 회의서 베이비스텝을 밟고 점도표는 작년 12월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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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리 결정 8차 방정식 됐다"미국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더라도 한은의 금리결정은 여전히 복잡하다.박기영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16일 "실리콘밸리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 사태가 연이어 터지며 통화정책이 8차 방정식이 됐다"고 표현했다.그는 "국내 물가, 미 연준, 중국 상황 등을 변수로 고차 방정식을 풀어 금리 결정을 내렸는데 최근 일주일 간 5차 방적식이 7차, 8차로 미지수 개수가 늘었다"고 밝혔다.박 위원은 "SVB 사태까지만 해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도였는데 CS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모르겠다'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결국 금통위는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는 지 보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그는 "개인적으로 피봇(정책 방향 전환)을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소비자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가더라도 근원물가를 좀 더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가 정점을 지나자 지금까지 달려온 긴축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로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위기 대응을 위한 건전성 강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정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은행권에 추가 자본금 적립을 추진할 전망이다.정부 당국이 건전성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정책 엇박자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또 한미간 금리 격차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미국이 베이비스텝으로 기준금리가 4.75%~5.0%로 오를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는 1.25~1.5%까지 치솟게 된다. 국내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베이비스텝 단행한다면 국내 금융안정 등을 고려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연내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겠지만 지금처럼 위기론이 번질 때는 아닐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