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요 회복 힘들어… 반도체·디스플레이 덮친 불황투자 미룰 수 없어… 계열사 동원 자금 수혈 삼성전자잇딴 적자에 운영자금 시급… 사채 발행 늘리는 SK하이닉스외부조달 한계… LG전자 통해 자금조달 나선 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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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부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가 혹한기를 버티기 위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까지는 IT 기기 수요를 회복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 호황기에 대비해 투자는 이어갈 수 밖에 없어 재무 여력을 확보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15억 달러(1조 9745억 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환 대상은 SK하이닉스 자사주 1775만9040주로 총 발행주식의 2.4%에 해당한다.SK하이닉스는 이번 EB 발행이 선제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조달한 자금은 원자재 구매 등 운영 자금으로 활용된다. 금리가 비교적 낮은 시점에 미리 자금을 조달해 올 한해 이어질 반도체 혹한기 버티기에 나선 모습이다.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수요 침체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1조 89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조 5000억 원 전후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2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설비투자는 이어갈 수 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올해만 9조 원 가량의 투자를 계획했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19조 원 규모의 투자에 비하면 절반 가량 줄인 수준이다.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반면 무차입 경영 기조를 지향해온 삼성전자는 혹한기를 버티기 위한 자금 조달을 내부에서 해결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침체와 재고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실탄을 끌어모아 올해까지 이어질 보릿고개 대비에 나섰다.삼성전자는 지난 2월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공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이기도 해 외부에서 차입했을 때보다 부담이 적고 단기 자금 조달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삼성전자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가진 이른바 '현금부자'로 불렸지만 최근 악화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삼성은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세운 이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파운드리 분야에 자금을 쏟고 있다.지난해부턴 미국 테일러 지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데 170억 달러(약 22조 2500억 원)를 투입하고 있는데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필요한 자금 규모는 대폭 늘었다. 오는 2040년까지 200조 원을 투자한다는게 용인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다.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수백조 원이고 올해 집행해야 하는 투자금만 따져도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으로는 자금 상황이 빠듯한데다 올해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계열사를 통한 자금 조달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는 지난해 흑자기조를 이어오는데 성공했지만 올 1분기부터 실적 고비를 맞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 1조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그 중에서도 반도체(DS)부문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더구나 이런 반도체 사업 적자 상황이 적어도 올 3분기까진 이어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어 삼성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크다. 상반기에 바닥을 찍은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에는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은 연말까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증권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
- ▲ LG디스플레이 OLED ⓒ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업계에선 큰 고비를 넘기는가 싶었던 LG디스플레이가 TV 수요 급감으로 다시 위기에 빠지면서 운영 자금을 조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계열사인 LG전자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다만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달리 발행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모회사인 LG전자에 손을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도 있었지만 LG디스플레이의 잇딴 실적 악화 상황에 자본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이런 상황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LCD사업을 정리하고 OLED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에 앞서 이 같은 작업이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은 모양새였지만 팬데믹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사업인 TV용 패널 수요가 급감하면서 다시금 모회사에서 자금을 수혈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