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폭스콘 생산차질 이후 최대 수요 시기 놓쳐삼성디스플레이, 1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전망LG, 디스플레이 대규모 적자 이어 이노텍 부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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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아이폰 생산차질로 곤혹을 치른 애플이 올해는 수요 부진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애플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폭스콘 정저우 공장 생산 차질에 따른 이연 효과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통상 아이폰 신제품을 9월에 공개해 4분기에 수요가 몰리는 구조인데, 생산 차질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72억달러에 그쳤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2019년 1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지난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1%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이연 효과가 기대됐었지만, 출시된지 6개월가량 흐른 만큼 아이폰14 시리즈보다 차기 모델인 아이폰15 시리즈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 IT 부품·소재 기업들의 2월 매출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기대했던 아이폰 이연수요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회복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의 수요 모멘텀이 둔화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이폰 부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폰에 가장 많은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7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분기 내내 1조원 이상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 수주형 사업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애플 부진 등 업황 악화로 1분기에도 1조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애플의 최대 카메라모듈 협력사 LG이노텍도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367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 생산 차질이 발생한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한 1700억원에 그쳤다.

    아이폰의 수요 부진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기 수요가 올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로 몰릴 것으로 예상돼 관련 부품 기업들의 실적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4 시리즈가 부진한 만큼 아이폰15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제품 출시가 9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품업체들의 애플향 실적은 6월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