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6개월 만에 최저치원화 가치 하락폭 더 커무역적자 겹쳐 디커플링 현상
  • '킹달러'로 군림해온 달러화 가치가 무섭게 내려앉고 있다. 은행 위기로 인한 금리 인상이 꺾이면서 달러화의 추가 하락은 시간문제라는 관측까지 뒤따른다. 대규모 무역적자속 원화가 달러화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하락해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20일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표화한 달러인덱스(DXY)는 지난해 9월 114.78까지 치솟았으나 이달들어 급속도로 하락해 이날 기준 101.97까지 내려앉았다. 시장에선 미 달러화가 장기적인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평가까지 뒤따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전일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면서 "은행 위기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달러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달러화가 가치가 추락하는 사이 유로화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에 나섰고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사태도 해소돼 에너지 리스크로부터도 벗어났다. 

    리오프닝에 들어선 중국경제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미국의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5%로 시장전망치인 4.0%보다 무려 0.5%p나 높았다. 

    문제는 이러한 달러 약세장 속 원화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형성하며 함께 평가가 절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 분석'에 따르면 올 2월 중 원화는 달러 대비 7.4% 절하 됐는데 34개국 평균치(3.0%) 보다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7% 절하하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최근 원화의 변동성이 두드러진 주요 원인으로 미 긴축 불확실성과 무역수지 적자를 들었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금융 개방도와 환율제도 유연성이 높고 선진국보다 금융개방도가 낮다"면서 "미국의 통화 긴축 불확실성과 무역수지 적자 등 국내 요인이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