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비율 10%…한강변 타고층단지 대비 사업조건 유리한강변 '부촌아파트'에만 혜택…부동산 양극화 조장 비판도3000억대 보행교 실효성 논란…'1대 1 재건축' 선호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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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50층내외 초고층단지로 탈바꿈한다. 아파트외관 등에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하면 최고 70층 마천루도 가능해진다. 한강 건너편 성동구 서울숲과 연결되는 보행로도 신설된다.이번 신통기획안 공개로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노후단지 재건축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강남 부촌1번지'라는 상징성에 층수제한 완화로 사업성까지 갖추게 된 압구정일대 단지들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최대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다른 재건축단지 반발과 일부조합원 저항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이번 신통기획안을 보면 서울시는 압구정일대 재건축조합 부지기부채납 비율을 다른단지 3분의 1수준인 10%로 대폭 낮췄다. 다만 보행로 신설과 한강변 조망데크공원, 학교이전비용 등을 조합원에게 부담하도록 했다.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압구정 2~5구역에서 의견청취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정비구역 지정 절차에 돌입했다.이번에 공개된 신통기획안은 추후 주민공람과 시 도시계획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확정된다. 2~5구역 조합들은 내년에 시공사를 선정한뒤 2025년 사업시행인가, 2026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2031년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총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 압구정 2·3·4·5구역은 2021년말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왔다. 이들 구역에 포함된 아파트는 19개단지, 총 8430가구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기획안 핵심은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가구수 증가와 층수제한 완화다.2구역은 용적률 300%가 적용돼 1924가구에서 2700가구로, 수도권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인접한 3구역은 200∼500% 용적률로 4065가구에서 5810가구로 각각 증가하게 된다. 층수는 최고 50층내외로 올릴 수 있는데 3구역 조합은 혁신디자인 적용을 통해 층수를 70층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기획안에는 압구정과 서울숲을 잇는 보행교를 주민 기부채납으로 신설하는 방안도 담겼다.관련 업계에서는 압구정단지들 기부채납 비율을 10%로 완화한 것이 추후 논란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대표적인 한강변 초고층아파트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56층)'와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47층)'는 각각 부지 25%와 32%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한뒤 층수제한을 풀 수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변아파트에 한해 부지 25%이상을 기부채납하면 줄어든 건축면적을 용적률 상향으로 보전해주는 정책을 시행했다.반면 압구정단지들은 부지 10%만 기부채납하면 층수를 50층까지 올릴 수 있어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진행이 가능하다. 앞서 서울시는 압구정 재건축조합에 25% 기부채납 비율을 제안했지만 주민들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재건축조합들을 중심으로 신통기획에 대한 반대목소리가 커지자 상징성이 큰 압구정에서 파격적인 규제완화책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는 빠른 사업진행에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초고층단지 주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한강변 '부촌아파트'에만 혜택을 몰아줘 부동산 양극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압구정동과 성수동을 연결하는 보행교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도 추후 사업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추산한 보행교 사업비는 최대 3000억원으로 이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압구정 재건축조합 한 관계자는 "보행교 설치는 압구정단지가 아닌 성수동 등 강북지역 호재로 보는 게 맞다"며 "보행교가 외부인들이 지나다니는 중간통로 역할을 하게 되면 단지 내 번잡함이 커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또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동 경우 일반분양이나 임대아파트 공급 없이 단지평형을 늘릴 수 있는 '1대 1 재건축' 선호도가 여전히 높아 주민간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