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보공개서 등록 자진 철회… 향후 가맹사업안해사드·한한령·코로나19 등 영향 업황 고전中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 온라인 사업 강화
  • ▲ 2018년 어퓨 태국 매장ⓒ에이블씨엔씨
    ▲ 2018년 어퓨 태국 매장ⓒ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가 화장품 로드숍 어퓨의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촉발된 한한령(한류 규제)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화장품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달 28일 어퓨에 대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의 등록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 2011년 가맹사업을 위해 정보공개서를 등록한지 약 12년 여 만이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자가 등록하는 서류다. 최근 실적과 매장 수 등 업체의 일반 현황과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등의 가맹 정보를 제공한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는 지난 2008년 온라인 론칭, 2011년 이화여대 앞에 첫 매장을 열었다. 단일 브랜드(미샤)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제품 가격대는 1만~2만원 사이로 10~20대 초반 여성이 메인 타깃이었다. 한때 홍콩, 태국 등에 진출하며 사세를 확장했지만 화장품 시장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어퓨의 매장은 2018년 33개, 2019년 23개, 2020년 2개로 감소했다. 2021년부터는 모든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어퓨 가맹점은 약 10년 전부터 없었다"면서 "2021년 2개 직영점을 마지막으로 출점 계획이 없어 정보공개서를 갱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서 철회도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 190억원의 손실을 낸뒤 2021년까지 적자를 낸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를 포함한 1세대 로드숍 화장품 시장은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국의 화장품 가맹점 수는 2020년(2018개)보다 21.3% 감소한 1588개에 그쳤다. 2018년(3407개), 2019년(2876개)에 이은 꾸준한 감소세다.

    화장품 업종의 경우 개점률은 1.0%로 주요 도소매 업종 중 가장 낮았고 폐점률은 28.1%로 가장 높았다. 가맹점을 100개 이상 운영하는 브랜드도 2019년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화장품 업종의 대형 브랜드는 2020년 8개에서 2022년 4개로 반토막 났다.

    이렇다 보니 가맹점 평균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화장품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서 2018년 4억2700만원에서 2021년 2억원으로 급감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13.0% 감소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어퓨는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오프라인 직영점, 대행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올리브영 등 H&B 스토어 등으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3대 성장전략 중 하나인 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에 따라 자사 공식 온라인몰인 에이블샵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에도 주력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