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주액 4.6% 감소서울서도 건설사 수주기피 뚜렷공사비 대폭 올라 부담 가중
  • 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수주를 기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2023년 2월 월간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사의 국내건설수주액은 총 13조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한 규모다.

    특히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이 급감했다. 재건축, 재개발, 신규주택 사업 등을 포괄하는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조6604억원으로, 전년보다 27.8% 감소했다. 이는 2019년 2월 이후 4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주 건수도 172건으로 전년 동기 256건에 비해 32.9% 줄었다. 민간 부문만 보면 지난해 2월 188건에서 올해 2월 123건으로 34.6% 감소했다.

    기존 아파트를 철거해 새로 짓는 재건축 수주액의 경우 1년 만에 30% 이상 줄어든 2685억원에 그쳤다.

    건설사의 수주 기피는 서울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맨션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을 5차례 진행했지만 선정에 실패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응찰에 나선 것은 롯데건설 뿐이었다. 입찰 건설사가 한 곳인 경우 강제 유찰되고, 2회 이상 유찰되는 경우에만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어 아직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조합이 당초 3.3㎡당 525만원이던 공사비를 719만원까지 올려주고, 입찰보증금도 9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내려주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청량리역과 도보 5분 거리에 61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은 올해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섰지만,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모두 유찰됐다.

    노량진뉴타운 중 규모가 가장 커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됐던 동작구 '노량진1구역'도 삼성물산과 GS건설 외에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에 따라 두 곳 중 한 곳이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치열하게 전개되던 수주 경쟁이 잠잠해진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우려가 커진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공사비가 대폭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공사 선정이 미뤄지면 결국 주택 공급이 늦어지게 된다. 주택 공급 연기는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향후 공급 공백기가 도래하면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치솟은 공사비를 해결해 건설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