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체 재고 조정… 바닥 찍고 안정 흐름美 마이크론, 가격 인하 중단에 바닥론 힘보태고성능 서버 시장 등 통해 수요 이끌지 관건
  • ▲ ⓒ삼성전자
    ▲ ⓒ삼성전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와 함께 전방 산업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로 하반기 반등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PC 시장의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PC 업체인 델(Dell)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확대'로 바꾸면서 PC 시장이 올 1분기에 바닥을 형성했다고 봤다.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PC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PC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제로 인텔은 반도체 산업이 저점을 지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조정이 예상대로 크게 진행되고 있다"며 "PC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의 감산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까지 동참하면서 이 같은 낙관론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실린 '반도체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IT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 과거 반도체 경기 하강기에도 재고율이 고점에서 약 5~7개월 정도의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반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주요 전망기관들도 대체로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 반도체 업체의 감산으로 올 2분기부터 재고조정이 진행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의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도체 업계도 가격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유통사에 D램과 낸드 가격을 더 이상 인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0월 적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산을 발표하고 연말부터 생산량 조정에 들어간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해 들어 큰 폭 하락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바이트)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월 전월대비 18.1% 하락하며 1.81 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8년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19.9% 하락하며 1.40 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는 시장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는 등 고용량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