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불발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가 올해도 불발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 MSCI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시장 접근성 평가 보고서를 발표, 한국을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 분류했다. 이와 더불어 작년과 동일하게 한국 시장을 평가하는 18개 항목 중 6개에 '마이너스'(개선 필요)를 유지했다.

MSCI는 전 세계 주요 증시를 규모와 제도 수준에 따라 ▲선진시장(미국·일본 등 23개국) ▲신흥시장(한국·중국 등 24개국) ▲프론티어시장(아이슬란드·베트남 등 28개국) ▲독립시장(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12개국)으로 분류한다.

지난 1992년 신흥시장에 편입한 한국증시는 2008년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처음 등재됐으나 매년 등재에 실패했다. 지난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된 바 있다. 

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한국은 그간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 규모는 충족했으나 외국인 투자자 등의 시장 접근성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다.

MSCI는 한국 시장에 대해 "영문 정보 공개는 개선됐으나 항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문 공시 의무화 방안이 본격 시행되면 국제 기관투자자들과 관련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역외 외환시장이 없고 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제약도 지속되고 있다"라며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이 전면 시행되면 그 영향을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 기업들의 배당금 관련 공시 등에 대해서도 관련 제도 개선이 완전히 시행되면 재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고려했을 때 MSCI 선진국 편입은 빠르면 2025년 6월, 실제 편입은 2026년 5월 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MSCI 보고서 내용은 기존에 계속 언급된 부분"이라며 "MSCI 쪽에서는 제도 개선 노력이 시행되고 안착하면 선진지수 편입으로 갈 것이라고 계속 얘기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작년과 시장 접근성 자체에서 실제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하지 않아 한국이 올해 관찰대상국에 편입되기는 힘든 구조"라면서도 "한국의 개선 노력을 반영했으며. 제도 개선이 시행되면 관찰대상국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올해 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등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후퇴했지만, 외환시장 추가 개방과 배당절차 개선,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개선, 하반기에 이뤄질 자사주 매입 제도 개선 등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시차를 두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추후 선진지수 편입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한국 주식 매수) 기조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MSCI는 현지 시각 기준 오는 22일 오후 10시 30분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