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공고… 정부, 잠재후보군 접촉쿠팡, 롯데·신세계도 물망막대한 투자 부담… 규제 여전, 진입 유인 떨어져KB 등 당분간 알뜰폰 집중… 관망
  • ▲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연합뉴스
    ▲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연합뉴스
    정부과 과점체계를 허물겠다며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사 사업에 KB국민은행, 토스 등 금융사들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망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기존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빡빡한 규제를 이겨내며 수익성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말 통신시장 활성화 방안과 함게 이통 3사로부터 회수한 28GHz 대역의 5G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공고를 시작으로 제4 이통 사업자 모집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거대 유통망을 가진 쿠팡, 롯데, 신세계 등과 함께 KB국민은행, 토스 등 금융사들이다. 두 금융사는 현재 알뜰폰 사업으로 통신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은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 사업으로 승인받기도 했다.

    정부는 통신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획기적인 통신요금 인하와 금융 경쟁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과 토스는 내부검토 끝에 제4이통 사업자 모집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잠정 결론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새 사업자 진출보다는 알뜰폰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새 사업자 참여를 위한 투자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제4이통사로 참여하려면 신규 망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신규 28GHz 핫스팟 300여개를 구축하는데만 약 3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초기 투자자금을 조달한다 해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미 이통3사가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대 사업인 알뜰폰은 다소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조정가능한 수준이지만, 이통4사로 통신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건 손실 단위가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통신사업이 금융업 못지 않은 규제산업이라는 점도 금융사들이 진출에 머뭇거리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과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고 짚었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금융권과 통신업권 각각 TF를 구성해 개혁에 나선 만큼 금융사가 굳이 통신사업에 진출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초기 투자부담을 낮추기 위한 세제혜택과 정책자금 지원, 기존 통신사 설비 활용 등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과점 해소와 혁신서비스 개발 경쟁을 통해 질높은 서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