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5G 속도 관련 공정위 336억 철퇴SKT "설명 충분히 해"… 요금 인하 등 조정 어려워KT "결정된 바 없지만, 요금 과하지 않아", "LGU+ "입장 없다"
  • ▲ 이통3사의 5G 서비스 속도 관련 비교광고. 공정위는 비교광고에 대해 객관성이 떨어지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로 지목했다.ⓒ공정위
    ▲ 이통3사의 5G 서비스 속도 관련 비교광고. 공정위는 비교광고에 대해 객관성이 떨어지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로 지목했다.ⓒ공정위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데이터 요금제 가격을 실제 속도에 맞춰 인하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속도를 실제보다 20배 넘게 부풀려 3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으나 요금제 인하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모습이다. 

    21일 이통3사,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과거 5G 속도를 25배 부풀려 광고해 지난달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총 336억원을 부과받았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라고 광고했으나 광고 기간 이통3사의 5G 평균속도는 광고한 최고속도의 3~4% 수준이었다.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속도를 과장한 만큼 5G 요금제 가격을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3사의 5G 평균속도는 광고한 최고속도보다 여전히 22배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5G 속도가 여전히 광고한 만큼 나오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금제 가격의 거품은 빠지지 않은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론상의 속도를 설명한 광고였다”며 5G 요금제 가격 조정 여부에 대해서 답을 피했다. 

    KT 관계자는 5G 요금제 가격 조정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KT 고객센터는 “5G 요금 수준은 LTE 대비 데이터 단가가 저렴하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과도하게 부과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행 유지 방침을 시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입장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통3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5G 요금제 가격은 인하될 전망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최저 요금을 낮추겠다고 발언했다.

    박 2차관은 “아직 높은 5G 시작 요금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앞으로 해결할 과제”라며 “당장 이달 말 시작 요금 수준을 낮추기는 어렵겠지만 연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통3사는 최근 민생안정 차원의 5G ‘중간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였으나 소비자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에 박 2차관이 요금제 추가 인하에 발벗고 나서 민심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실제로 소비자는 5G 중간요금제보다 ‘알뜰폰’에 반응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5월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11만7513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통3사는 정부의 5G 요금제 가격 인하 압박과 동시에 고객들이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알뜰폰 요금제 비교·추천 플랫폼 ‘모두의 요금제(모요)’에 따르면 알뜰폰 신규 가입자의 약 70%는 20~30대로 나타났다. 미래 수익원인 청년 고객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SK텔레콤은 최근 20대 고객을 연구하는 ‘청년TF’ 신설 및 이통3사 중 유일하게 30대가 가입할 수 있는 5G 청년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