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1위우리-신한-국민-농협-하나 順장기예금 잔액 1년새 0.4조→2.5조유동성 가뭄 속 수익성과 직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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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 충성 고객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목돈을 장기 정기예금으로 유치하는 영업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5950억원이다. 국민은행이 183조66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173조7239억원), 하나(159조9207억원), 신한(150조7247억원), 우리(149조5597억원) 순이었다.이 중 만기가 3년 이상 남은 장기 정기예금 잔액은 우리은행이 2조50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5대 시중은행 중 전체 정기예금 규모는 가장 작았지만, 장기 고객은 가장 많은 것이다.특히 우리은행 장기 정기예금은 지난해 1분기 4293억원으로 5개 은행 중 3위에 머물렀지만, 1년 새 439%(2조769억원) 급증하며 2위 신한은행(2조94억원)을 따돌렸다. 다음으로 장기 정기예금이 많은 은행은 국민(1조3442억원), 농협(9356억원), 하나(7988억원) 순이었다.장기 예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수시로 변하는 금리를 쫓아 갈아타는 고객보다 믿고 목돈을 오랫동안 맡기는 자금이란 점에서 영업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실제로 지난달 취급된 저축성 수신금리는 우리은행이 연 3.63%로 5개 은행 중 가장 높았지만, 4월 취급금리는 연 3.42%로 신한(3.5%), 하나은행(3.49%)보다 낮았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금리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고,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3년 이상 장기 투자가 가능한 정기예금은 든든한 안전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은행권이 고액 자산관리(WM) 영업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 WM고객그룹 내 WM투자솔루션부서를 플랫폼 조직으로 전환하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PB(Private Banking)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 중이며 하나은행도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신설했다.금융권 관계자는 "IT산업을 중심으로 다소 비싸거나 기능이 떨어진다 해도 한 브랜드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금융그룹들이 아이유 같은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각종 사회공헌을 확대해 나가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