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신규상장 전무…코스닥 중소형주는 잇달아 대박"적정 기업가치 자신 있는 기업 없어…너도나도 눈치 보기"넥스틸, 7개월 만에 첫 코스피 상장 예상…흥행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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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코스닥 중소형주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반기 넥스틸을 포함한 코스피 상장사들이 등장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의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회사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제외하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오션플랜트와 지난 20일 비에이치가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것이 전부다.마지막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지난해 12월 22일 상장한 바이오노트다. 이는 IPO 활황기로 꼽혔던 2021년은 물론이고 침체를 면치 못했던 지난해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연초 스타트를 화려하게 끊은 바 있다.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중소형주들이 활약하며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실제 이달 8일 상장한 화장품 업체 마녀공장은 상장 후 '따상(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를 기록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인 3만2000원에 형성한 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데 이어 다음날에도 12%대 상승률을 보였다.이밖에 올해 상반기 미래반도체, 꿈비, 오브젠 등 코스닥 중소형 공모주들이 따상에 성공하며 중소형 IPO 열기를 이어갔다. 제이오, 나노팀 등도 장중 따상을 터치하는 데 성공했다.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은 IPO 때부터 뜨거웠다. 오브젠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기대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최적의 상장 시기를 잡기 위한 타이밍 재기를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한다.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작년의 경우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12조원 이상을 공모해 막대한 시장 자금을 빨아들인 것이 상반기 후발주자들의 고전 원인이었다"라며 "올해는 코스피 상장 예정 기업들이 너도나도 눈치를 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그는 "시장과 무관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자신 있는 기업들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자신들이 흥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기업이 나와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일각에선 코스피 상장 예정 기업들의 눈높이가 2020년, 2021년과 같은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또 다른 IPO 담당 임원은 "2020년과 2021년 상장한 기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것을 지켜본 이들의 머릿속에 아직도 그때와 같은 기대감이 있는 것"이라며 "그 당시는 코로나19를 동반한 특수했던 상황이었을 뿐 지금이 오히려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코스피 상황이 지금보다 조금 더 개선됨과 동시에 기업들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다가가야 IPO 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한편 올해 코스피 첫 타자는 유정용 강관 전문 제조 기업 넥스틸이 될 것으로 보인다. 7개월 만에 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넥스틸은 지난 23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회사는 이르면 이번 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업계에서는 넥스틸이 4000억원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이밖에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협동로봇 제조사 두산로보틱스,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에 도전하는 SGI서울보증보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신규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청구한 상태다.이들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조 단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어들로, 모두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이른 시일 내 흥행에 성공하는 코스피 상장사가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앞선 기업의 흥행 여부를 보고 상장 시기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