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 1~3위 나란히 '여의도 한양' 재건축 참여 예고디에이치·오티에르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가능성↑상징성 크고 후속사업 유리…시범 등 연내 시공사 선정
  • ▲ 여의도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여의도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하나둘 늘면서 잠잠했던 도시정비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하반기 가장 치열한 전장은 여의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업계에선 가장 먼저 시공사선정에 나서는 '한양아파트'를 수주할 경우 도시정비부문 수주실적 순위표 판도가 뒤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양아파트를 선점할 경우 인접한 미성·대교 시공권을 획득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양아파트 수주전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공교롭게도 도시정비수주액 1~3위를 나란히 기록중인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시정비시장은 선별수주 기조아래 수주양극화 현상이 보다 뚜렷한 상황이다. 상위 10대건설사중 포스코이앤씨는 '2조클럽'에 입성하고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도 '1조클럽' 달성에 성공했지만 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가 끝난 지금까지 별다른 수주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시공능력평가 4위 포스코이앤씨는 '더샵'과 하이엔드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누적수주액 2조3144억원을 기록, 도시정비부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수주액중 60%에 달하는 1조4013억원을 리모델링부문에서 수주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부민2구역 재개발사업이 수의계약으로 따낼 것으로 점쳐져 당분간 1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4개사업지에서 1조5804억원 수주고를 올려 포스코이앤씨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1조1463억으로 3위를 기록중이다. 3위 삼성물산과 4위 GS건설(1조1156억원)간 차이는 약 300억원에 그쳐 혼전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물산은 최근 DL이앤씨가 참여를 포기한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의계약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도시정비부문 상위 3개사는 하반기 여의도에서 자웅을 겨룰 전망이다. 이들 3개사가 참여의지를 다진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노량진1구역, 한남5구역 등과 함께 하반기 대어급 사업지로 꼽힌다. 특히 여의도내 후속 재건축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따라서 지난해 한남2구역 수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여의도 재건축 1호'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하이엔드브랜드도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를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기존브랜드인 '래미안'으로 맞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게 맞다"며 "한양외 여의도 다른사업지들도 입지나 상징성 측면에서 뛰어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아파트는 1975년 준공돼 48년차를 맞은 588가구 규모 노후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 4개동 956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시공사선정은 10월로 예정돼 있다. 

    본 단지는 2017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252%에 달하는 용적률 탓에 일반분양이 많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초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한남2구역 수준으로 수주전 과열이 예상되는 이유는 여의도라는 상징성 탓도 있지만 후속사업 추가수주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이라며 "1호사업지를 따내면 연내 추가발주가 예상되는 여의도재건축에서 시장선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 연내 시공사선정이 기대되는 아파트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있다. 본단지는 1584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00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2017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을 확정지었고 최근 사업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 여의도에는 삼부·미성·광장아파트 등 재건축 예정단지 16곳이 밀집해 있어 치열한 수주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광장·대교아파트는 최근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미성·삼부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에 지정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 G공인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가시화되지 않은 단지에도 대형사들이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올초와 비교하면 시장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며 "이달초 미성아파트 전용 101㎡ 매물이 연초보다 3억2000만원 오른 21억2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량과 시세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