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 성공 업계 최장수CEO…2013년 구원투수 등판 최초 '영업익 1조클럽' 성과…재시공 비용 오롯이원희룡 "책임 다했다면 이지경까지 오지 않았을것" 37분기만 영업손실 전망…"적자전환 불가피한 상황"
  • ▲ GS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 작은 사진은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뉴데일리경제 DB
    ▲ GS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 작은 사진은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뉴데일리경제 DB
    국내 건설업계 최장수 CEO인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 붕괴사고로 취임후 10년만에 최대위기를 맞았다.

    공정률이 약 70%인 1666가구 규모 대단지를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는 선제적 결단을 내렸지만 관련 손실로 인한 실적저하와 이미지하락에 따른 타격 등이 우려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임병용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는 이례적으로 4연임에 성공한 업계최장수 CEO로 꼽힌다.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조세법 석사학위를 받은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했다. 이후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 입사했으며 그룹분리 과정에서 GS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과 GS건설 경영지원 총괄사장을 지냈다. 2020년 인사에서 GS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대표이사로 재선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임 부회장은 GS건설이 해외플랜트부문 손실로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한 2013년 구원투수로 등판해 '자이'를 고급 아파트브랜드로 내세우며 주택사업을 확장했다.

    실제 임 부회장 임기동안 GS건설은 주택사업부문과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급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주택사업부문은 10년동안 단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고 2020년에는 주택건축사업부문에서만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우 건축·주택부문 매출은 9조3345억원으로 회사 전체매출 12조2991억원의 75.8%에 달했다. 임 부회장 취임전인 2012년 건축·주택부문 매출은 2조7050억원으로 전체 9조2895억원의 29.1%에 불과했다.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수주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총 18건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7조1476억원을 수주했다. 2021년에 이어 2년연속 업계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도시정비사업부문 수주잔고는 회사 전체매출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결과 부임후 수년간 9조원대에 머물던 매출액은 2015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창사이후 최초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올들어 사고가 잇따르면서 업계 부정적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3월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 자이' 장식기둥에 균열이 발생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체 14개동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입주민 피해보상 문제를 두고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이 붕괴하는 사고로 벼랑끝에 몰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초 "설계·시공·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후 최종적 판단을 철저하게 원칙적으로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GS건설은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 발표직후 2차사과문을 통해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건설사가 '전면 재시공'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지난해 1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외벽붕괴사고 이후 두번째다.

    GS건설은 신뢰회복을 위해 '무한책임'을 결정했다. 동부건설과 대보건설 등 컨소시엄社, 설계사를 선택한 발주처 한국주택도시공사(LH) 등과 논의 없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한다고 밝혔다. 재시공 비용 역시 분산하지 않고 오롯이 부담키로 했다.

    임 부회장을 비롯한 GS건설 경영진이 '자이' 브랜드 신뢰와 명예회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5년 애니콜 휴대전화 초창기 모델 품질이 좋지 않다는 평판에 15만대를 태운 '화형식'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왔다.
  • ▲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다만 철거후 재시공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상당한 데다 단기간내 기업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임 부회장 책임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26일 발표예정인 2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GS건설은 2분기에 매출 3조5308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경우 전년동기 3조478억원에 비해 15.8% 늘어나면서 6분기연속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3조5126억원에 비해서는 0.5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 –183억원이후 37분기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손실 규모는 2013년 4분기 –1760억원이후 최대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6521억원에서 356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GS건설 2분기는 연결회사 자이에스앤디 자이C&A 매출반영과 베트남 나베 1-1구역 잔여입주분 반영 등으로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 손실반영으로 인해 적자전환하며 실적 가시성 악화가 불가피해진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GS건설은 아파트 준공까지 약 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거공사비, 신축공사비, 입주예정자 보상비 등 전면 재시공 비용으로 약 55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GS건설 영업이익은 5548억원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올초 입주가 시작된 신축아파트 '흑석 리버파크 자이'와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에서 연이어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최근 서울 동대문구 '휘경 자이' 건설현장에서는 우천 타설의혹이 제기되면서 소비자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뢰도 하락에 따른 수주경쟁력 약화여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해진 상태다. 이번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24개 아파트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평판분석을 한 결과 GS건설 '자이' 브랜드순위는 5월 17위로 곤두박질쳤다. 아파트브랜드 순위 3위를 기록했던 4월에 비해 14계단이나 추락했다.

    뿐만 아니라 강한 의지를 보여 온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포함한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힘이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GS건설의 이번 사고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아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이후 도시정비 수주전은 물론 이미 계약을 맺었던 사업장들에서도 계약취소가 이어진 바 있다.

    전지용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사고조사 결과로 GS건설 브랜드 인지도, 시공역량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할 것"이라며 "신규수주 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사업기반과 수주경쟁력 전반의 중대한 저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