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조치 활용후 곧바로 자구책신종자본증권 600억, 후순위채 1780억 발행도퇴직연금 위주 포트폴리오 개선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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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본현대생명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건전성 지표로 여겨지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과조치로 인해 시간을 번 만큼 자본성증권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건전성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퇴직연금·저축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와 약 1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지난 1분기 말 킥스 비율은 -0.6%를 기록했다. 킥스 비율이 100%를 밑도는 곳은 몇몇 있으나 마이너스인 곳은 푸본현대생명이 유일하다.

    올들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가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지급여력(RBC) 비율에서 킥스 비율로 전환됐다. 킥스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리스크량 대비 지급여력 수준을 보여준다.

    푸본현대생명의 킥스비율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회사의 가용자본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뜻이다. 가용자본은 회계상 순자산에 손실흡수성이 없는 자본항목을 차감, 손실흡수성이 있는 부채항목은 더하는 조정을 거쳐 계산한다.

    푸본현대생명은 퇴직연금의 비중이 크며 단기 저축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하에서 지난해 고금리로 인해 채권 가격이 급락했고 대규모 채권 평가손실을 떠안게 되자 순자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의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128.3%다. IFRS17 시행 초기 자산 부채 시가평가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보험사로 하여금 적용을 유예하는 경과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생보사 12곳, 손보사 6곳, 재보험사 1곳 등 19개 보험사가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올들어 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후순위채도 지난 4월과 6월 800억원, 980억원 각각 발행했다. 통상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자본성증권으로 불리는데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자본확충에 유리한 방법으로 통한다. 게다가 다음달 중 392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효율 제고와 내실 경영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대하고 규제 변화에 따른 자본건전성 강화에 철저히 대응해 시장의 신뢰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며 "유상증자·자본성증권 발행 등으로 킥스비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푸본현대생명이 보험영업부문의 저조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외화유가증권, 대체투자와 같은 고수익 자산 비중을 확대한 점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대출채권 중에서도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부동산 PF대출(브릿지론 포함) 잔액은 약 8937억원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순위, 수도권 위주의 사업장으로 책임준공 등 신용보강수단을 확보하고 있으나 부동산시장 경기 저하에 따른 부실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푸본그룹과의 연계를 통해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