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 "심각 상황, 즉각 중단이 유일한 방법"가뜩이나 의료 인프라 부족 지역서 대규모 환자 발생코로나19 전수조사 실시 후 격리체계 가동 선결과제
  • ▲ 환자 속출하는 잼버리병원 현장. ⓒ연합뉴스
    ▲ 환자 속출하는 잼버리병원 현장. ⓒ연합뉴스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진행 중인 25회 세계잼버리대회에서 다수의 온열질환은 물론 코로나19까지 번져 의료계가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농후해 당장 멈추는 것이 가장 합리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4일 임현택 대한소청과의사회장은 본보를 통해 "온열질환은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치명적 의학적 문제이며 사망에 이를 가능성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까지 겹쳐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며 "잼버리대회 중단을 즉각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나 북유럽이나 북미 아이들의 경우는 고온다습한 현재 환경에 적응 자체가 힘들 텐데 여러 악조건이 공존하고 있다"며 "이 상황 속에서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만에 하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까봐 심히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이날 소청과의사회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국회의원 등 5명의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에게 공문을 보내 운영 중단을 요청했다. 

    야영장 내에는 잼버리병원 1곳, 허브클리닉 5곳, 응급의료소 5곳이 있지만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장에 근무 중인 의사 A씨는 "환자가 정말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며 "3교대 근무도 부족한 실정으로 그야말로 재난적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북도의사회는 의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잼버리 조직위가 대회가 끝나는 오는 12일까지 상시 근무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한다고 입장을 통해 '입장 불가' 지침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된다.  

    현재 대한간호협회와 잼버리대회 협력병원인 원광대병원 등은 다수의 인력을 파견했고 군의관 등 의료인력이 대폭 투입될 예정이나 이조차도 대응하기엔 역부족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온열환자가 코로나에도 감염될 개연성이 높아 소아 중중환자 대응 여력을 늘려야 하는데 지역적으로 의료인력 인프라 부재가 심한 곳이라 적절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도 야외활동 위주여서 큰 확산은 없을 걸로 봤지만 다수의 온열질환이 겹친 것은 상황이 달라진 것"이라며 "의료 대응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운영 중단을 결정함과 동시에 코로나 전수조사와 함께 신속한 환자 격리를 하는 것이 사망사고를 방지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진단이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시급한 부분은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격리 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주변 연수원 등을 활용한 코호트격리가 필요한데 하필이면 여름 휴가철이라 어려울 것으로 보여 컨테이너 또는 대형 버스를 투입하는 등 대안이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잼버리 행사 참가자 가운데 총 1486명이 병원을 찾았다. 벌레 물림 383명, 피부 발진 250명, 온열 증상자 138명으로 파악됐다. 잼버리 영지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는 2일 19명에서 3일 28명으로 확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