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구조조정 규탄... 판교 도로 행진 카카오, 희망퇴직·전환 배치 지난주 마무리노조 “권고사직 제안 시 ‘다음 단계’ 돌입” 배수진사측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를 이어갈 것“
  • ▲ 카카오 노조가 17일 판교 사옥 인근에서 2차 구조조정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 카카오 노조가 17일 판교 사옥 인근에서 2차 구조조정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카카오 노조가 17일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2차 집회를 열었다. 노조가 사측에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책임 경영을 촉구한 가운데 이번 집회로 말미암아 노사 교섭에 진전이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카카오 공동체 조합원 약 250명은 카카오 판교 사옥 앞 광장에 집결해 12시부터 1시까지 도로 행진을 감행했다. 노조원들은 ▲“무책임 경영, 회전문 인사, 브라이언 사과하라” ▲“경영 실패 책임, 떠넘기지 말고, 고용안정 책임져라 ▲“일방적 리더십, 이제 그만, 탐욕적 경영 그만해라” 구호를 번갈아 외치며 김범수 카카오 창립자를 규탄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 감소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력감축에 돌입한 가운데 구조조정의 여파가 경영에 책임이 있는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 위주로 미치면서 노조는 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노조에 따르면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는 지난주로 끝났으나 사측은 ‘권고사직’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권고사직만큼은 수용할 수 없다며 추가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집회를 이끈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지부회장은 “회사가 권고사직을 할 시 (노조는) 다음 스텝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6일 1차 집회를 연 바 있다. 당시 사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2차 집회에는 사측이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첫 공식 입장을 내면서 노사 교섭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조는 교섭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대표의 보수와 (회사의) 사회적 약속, 실적, 주가가 반대로 가고 있다“며 ”이게 바로 무책임 경영의 실상“이라고 말했다. 

    서 지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인 보상 1위는 카카오의 전임 CEO 두 명으로 각각 300억 원대로 총합 700억 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서 지회장은 올해 상반기 IT업계 CEO 보상 1위에도 남궁훈 전 카카오 CEO가 10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수령해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공시된 사내 보수 2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진수 대표였으며 이 대표는 최근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음에도 경영상 어려움을 근거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또 경영실패로 자진 사임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회사 고문으로 재계약해 다시 급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지회장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던 임원이 일 년도 안 돼 갑자기 사리지고 사업방향이 바뀌어 업무 재배치로 크루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라졌던 임원은 어느새 계열사 대표가 돼있다“며 ”카카오 회전문 인사의 실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