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림·동원·獨 하팍 참여…자금력 관건인수 후보 보유 현금 매각 예상가 절반 수준FI 과배당 통한 현금 유출 우려도
  • ▲ ⓒHMM
    ▲ ⓒ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을 품을 예비 인수 후보가 LX·하림·동원그룹과 독일 하팍로이드까지 총 4개사로 압축되면서 최종 인수자가 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인수 후보 대부분이 HMM보다 규모가 작은 중견그룹이어서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몸값을 감당할 자금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전날 오후 5시 예비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 입찰에는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LX그룹, 동원그룹 등 국내 중견 그룹 3사와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Hapag-Lloyd AG)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공고 이전부터 강한 인수 의사를 드러냈던 SM그룹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글로벌세아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예비입찰에 나선 인수 후보들이 HMM의 비싼 몸값을 감당할만한 자금력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2조6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5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LX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4000억원으로 국내기업 후보 가운데 가장 많고 하림그룹이 1조5000억원, 동원그룹이 약 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HMM의 보유한 막대한 현금성 자산도 주목할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HMM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12조9694억원 수준이다. 차입금을 뺀 순현금 자산도 8조6824억원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부족한 하림과 동원그룹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하지만 FI의 목적이 투자금 회수(엑시트)인 점을 고려하면 현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HMM은 미래 투자자원으로 13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쌓아뒀는데, 이 경우 FI가 HMM을 상대로 과도한 배당 등을 집행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시너지 면에서는 현재 후보 기업 모두 물류 자회사나 해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4개사가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X그룹은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과 종합물류기업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다. 상사기업들에게 물류업체와의 협업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벌크선사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을 묶으면 글로벌 6위 수준의 해운사로 도약 가능하다는 평가다. 동원그룹 역시 HMM 인수 시 해운뿐 아니라 항만사업(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육상물류(동원로엑스)까지 모두 가능한 종합물류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세계 5위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는 HMM을 인수할 경우 세계 3위 해운사로 올라설 수 있으나 HMM이 정부 자금을 투입해온 국적 해운사임을 고려하면 해외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편 HMM의 1·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달 중으로 이들 기업 가운데 입찰적격자를 선정해 두 달 간의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SPA) 등 순서를 거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