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영업익 7분기째 전년比 감익…상반기 기준 8년만 최저건축‧주택부문 원가율 부담…상반기 원가율 10년새 최고치이자보상배율 2015년이후 최악…"용지 바탕 수익성 회복"
-
금호건설이 7개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들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2015년이후 8년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저하된 현금창출력은 재무건전성 불안으로 이어진 상황이다.24일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금호건설은 매출 1조86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반기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9612억원에 비해 13.0% 늘어나면서 6년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지속,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달성했다.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2분기 5491억원에 비해 3.71% 증가한 5695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세를 지속했다.공종별로는 매출 77.2%를 차지하는 건축부문이 전년동기대비 14.3% 증가했고 해외부문은 209% 뛰었다. 건축 경우 2021년 분양성과가 매출로 이어졌다. 당시 금호건설은 이전 3년 평균의 약 1.7배에 달하는 6632가구를 공급했다. 또 공공부문 위주 수주효과도 나타났다.반면 토목은 최근 수주성과가 좋았지만 공종 특성상 공기가 길고 초기진행이 더딘 만큼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096억원에서 208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문제는 수익성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352억원에서 69.1% 급감했다. 2년연속 감익이 이어지면서 2015년 상반기 -152억원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00%에 그치면서 2015년 상반기 -2.11%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분기 기준으로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동기 202억원에 비해 71.4% 줄어들면서 7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소세가 지속됐다.이는 건축·주택부문에서 건자재가격 상승 여파로 인한 원가상승 압박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원가는 1조425억원으로 전년동기 8865억원에 비해 17.5% 증가했다. 매출증가와 같이 상반기 기준 2017년이후 6년연속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다만 원가율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최근 원자재 인플레이션으로 증가폭이 매출 성장세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상반기 원가율은 2021년 89.9%, 2022년 92.2%(+2.29%p), 2023년 95.9%(+3.75%p)를 기록했다. 원가율 역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으로 산정한 예비비는 향후 도급증액 또는 준공정산을 통해 환입될 수도 있고 최근 수주한 LH향 도급공사는 상승한 건자재가격이 반영됐기 때문에 현장 믹스를 고려한다면 언젠가 실적이 좋아질 개연성이 높다"면서도 "여전히 시멘트 추가 판가인상과 더불어 건자재 수급불안, 미분양 현장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연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준 원가율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면서 전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110억원)를 하회했다"며 "국내외 공항건설 프로젝트에서 비주택 수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실적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연간 실적전망도 어둡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해 금호건설 영업이익 전망치는 323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559억원에 비해 42.2% 줄어든 것으로 2017년 310억원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
또 다른 문제는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현금흐름이 둔화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다.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1.52배로 전년동기 9.72배에서 -8.20p 하락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2015년 상반기 -1.86배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익성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도 있지만 차입부담 가중도 영향을 끼쳤다.상반기 차입 규모는 2021년 1242억원, 2022년 1704억원(+37.1%), 2023년 2208억원(29.5%) 순으로 지속 증가하면서 2015년 상반기 3186억원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도 2021년 35억원, 2022년 36억원(+2.66%), 2023년 71억원(+96.6%) 순으로 증가해 2016년 76억원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금호건설 경우 신용등급이 'BBB-(안정적)'로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때문에 단기차입금에 대한 이자율이 7~7.5%로 비교적 높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 안팎의 서희건설은 이자율이 4.6~6.3%, 동부건설은 5.7~7% 수준이다. 서희건설과 동부건설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29.4배, 2.5배다.그나마 시행사 등에 제공한 지급보증과 관련한 PF대출 잔액이 6740억원으로 지난해 말 7309억원에 비해 7.8% 줄어든 것은 위안거리다. 그러나 여전히 GS건설(6528억원), 대우건설(5309억원) 등 대형건설사보다 많다.이 같은 재무건전성 저하 때문에 10%에 육박하는 이자율을 감내하면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금호건설은 1년6개월물 사모 회사채 1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9.6%로 결정됐다.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실적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금호건설 측은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로 확보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악화와 재무건전성 저하를 이겨내겠다는 방침이다.상반기 수주잔액은 7조6519억원으로 전년동기 7조1360억원에 비해 7.22% 늘어났다. 지난해 연매출 2조485억원의 3.73배 수준이다.특히 토목부문 신규수주가 지난해 상반기 1702억원에서 5295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토목 수주성과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토목수주는 이전 3년 평균 대비 70% 증가한 8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상황을 토목부문으로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반기보고서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하반기 들어 △부천열병합발전소 4402억원 △에코델타시티 1311억원 △춘천만천 공동주택 1303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순조롭다는 것이 관계자 전언이다.뿐만 아니라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1863억원에서 1922억원으로 3.17% 증가했다.금호건설 측은 "내실경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 관리에 힘쓸 예정"이라며 "원자재가격이 제자리를 찾고 금리가 안정화에 접어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