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주도 비소세포폐암 시장서 판도 변화 급여 확대 등 초고속 진입 절차 밟는 국산신약가격 경쟁력 확보시 시장 선점… 암질심서 기준 설정
  • ▲ 1차 치료제 진입 문턱을 통과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유한양행
    ▲ 1차 치료제 진입 문턱을 통과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유한양행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1차 치료제 선점을 위한 초고속 절차를 밟고 있다. 하반기 내 급여 확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산 신약 31호인 렉라자는 지난 30일 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2개월 만에 거둔 이례적 성과다.

    1차 치료제 등극이 머지않은 상황으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고 건보공단과의 약가협상을 완료하면 된다. 현재의 속도라면 올해 안에 일련의 과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암제는 1~3차로 분류된다. 1차 치료(표준 치료) 후 종양이 재발했거나 진행하면 2차 치료제를 쓰고 이 역시 효과가 없는 경우 3차 치료제로 넘어가는 형태다. 즉, 1차 치료제 진입은 모든 신약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국내 폐암의 대부분은 비소세포폐암이 차지한다. 특히 환자의 30~40%는 EGFR 변이 양성으로 진단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T790M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렵다. 이를 대체할 약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렉라자뿐이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시장은 타그리소가 선점하고 있지만 급여진입 속도에서 국산신약인 렉라자가 우위에 있다. 타그리소는 허가 3년여만인 올 3월 암질심을 통과했지만 렉라자는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 렉라자가 먼저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경쟁약 대비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암환자가 급여 등재 1차 항암제를 사용할 땐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되지만 비급여로 처방받을 땐 연간 수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실제 폐암 환자가 비급여로 타그리소를 처방받는 경우 매월 6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렉라자 역시 비슷한 비급여 금액이 들어간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지난 7월부터 1차 치료제 급여승인까지 환자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환자지원프로그램(EAP)을 운영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국인, 외국인 관계없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무상으로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으며 1차 치료제 보험약가가 언제 나오는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내년 1분기 중 받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급여 또는 급여 확대 과정에서 약제 효과와 함께 건보재정 절감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글로벌 시장에 속한 타그리소와 달리 렉라자는 국산신약으로 약가 결정 과정에서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이 아닌 올해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