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973년 코닝과 합작사 설립최신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 코닝 '고릴라 글래스' 적용이재용, 선대부터 이어진 '합작 협력', '전략적 협력 관계'로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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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과 코닝이 수십년간 협업 관계를 이어가며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한국 투자 5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코닝은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며 "오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한국 정부, 그리고 많은 한국 고객사와 함께 협력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금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37년 동안의 파트너십과 혁신을 함께 축하하고 왔다"며 "내일은 이재용 회장과 함께 50년의 파트너십과 혁신의 역사를 함께 축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TV 브라운관의 핵심 소재인 벌브 유리 생산을 위해 1973년 코닝과 합작사를 설립, 소재 산업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벌브(bulb) 유리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는데, 이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벌브 유리가 브라운관 제조 원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소재에서부터 부품과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생산한다'는 전략에 따라 브라운관용 벌브 유리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소재 산업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실정에서 축적된 기술이 전무했기 때문에 소재 산업 진출은 쉽지 않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투자 결단을 내린 삼성은 미국 코닝과 합작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과 코닝은 1973년 6월 지분율 50:50의 합작 회사를 세우기로 합의하고, 정부 인가를 거쳐 같은해 12월 20일 '삼성코닝'을 설립했다.

    삼성코닝은 1975년 4월 수원전자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120만개의 흑백 브라운관용 벌브유리 융착 생산 라인을 준공했다.

    원자재 수입에 따른 공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용해 생산 라인 건설도 추진해 1977년 5월 가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삼성코닝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브라운관용 벌브 원자재 국산화를 실현했다.

    삼성코닝은 1979년 월 40만대의 흑백 브라운관용 벌브유리를 생산, 세계 1위 생산 업체로 성장했으며, 1983년 3월부터는 컬러 브라운관용 벌브유리 생산도 시작했다.

    이후 삼성코닝은 PDP,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신기술에 핵심적인 소재, 부품 등을 생산해,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삼성과 코닝의 긴밀한 협력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출시된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5, Z플립5에도 코닝의 최첨단 소재 기술로 만들어진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2'가 적용됐다. 삼성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접히는 유리' 밴더블 글라스도 코닝이 공급하고 있다.

    삼성과 코닝은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에 사용될 신소재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코닝은 2014년 기존의 '합작'을 통합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삼성은 코닝과의 협력을 디스플레이 기판용 유리 제조를 넘어 다른 사업분야로 확장하는 '전략적 협력'을 위해 2014년 삼성코닝 보유 지분 전량을 코닝에 매각하고, 미국 코닝 본사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삼성은 코닝 지분 9.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코닝과의 협력은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이재용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코닝과의 합작 관계를 구축해 협력 토대를 다졌으며, 이건희 선대회장과 제임스 호튼 코닝 명예회장은 서울과 뉴욕(코닝 본사)을 수시로 오가며 교류하는 등 사업 파트너를 넘어 친구로서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13년 코닝 제휴 40주년을 맞아 제임스 호튼 명예회장과 승지원에서 만나 "삼성과 코닝이 합작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됐는데, 사업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협력 분야도 신기술 개발과 기술 교류 등으로 확대됐다"면서 "앞으로 서로 윈윈(Win-win)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선대회장 와병 이후에는 이재용 회장이 웬델 윅스 현 코닝 회장 등 코닝 경영진과 교류를 지속하며 양사 간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과 웬델 윅스 회장도 선대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교류하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두 사람은 2011년과 2013년 각각 뉴욕과 서울에서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지난 4월 25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만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소재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코닝과의 장기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2014년 코닝과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관계 구축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가 구축한 파트너십을 계승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양사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