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출연·출자금 92% 덤터기사전 예산 반영 어렵단 이유로 외환보유고서 빼내홍성국 "잘못된 지출… 한은 독립성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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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간 한국은행이 정부 대신 납입한 국제금융기구 출연·출자금이 12조68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정부 예산에 반영해 내야 할 돈을 한은이 대신 부담해 외환보유고에 부담을 줬다는 비판이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10여년간 한국은행이 정부 대신 국제금융기구에 출연·출자한 금액은 약 12조6832 억원으로 집계됐다 .

    같은 기간 정부가 납입한 금액은 1조947억원에 그쳤다. 10년 간 전체 출연·출자금의 92%를 한국은행이 부담해온 셈이다.

    홍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대납한 금액은 외환보유고에서 빠져나갔다. 외환보유액 대비 대납금액 규모 비중은 연평균 0.08% 수준으로 2016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쿼타 증액분 70억6000만달러를 대량납입해 대납금 비중이 2.05% 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현행 '국제금융기구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출자금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여건과 출자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 등을 고려해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출자금을 납입하게 할 수 있다'는 단서를 근거로 출연·출자금을 한은이 부담하도록 해왔다. 

    기재부는 이에 국제금융기구에 출연·출자 자금은 장기간 협의에 따라 결정돼 예산주기와 부합하지 않을 때가 많아 사전 예산반영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는 기획재정부의 '꼼수 관행'"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정부의 잘못된 지출 관행을 바로잡아 한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