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농심, 오뚜기 등 C등급 획득하며 불명예부실한 지배구조 등이 배경10월 평가 앞두고 등급 개선 위해 총력
  • ▲ ESG 등급 체계ⓒ한국ESG기준원
    ▲ ESG 등급 체계ⓒ한국ESG기준원
    올해 ESG평가를 앞두고 식품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ESG평가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 활동 성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투자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C 이하의 취약 등급을 획득하며 자존심을 구긴 일부 기업들은 올해 평가를 앞두고 유독 긴장하는 모양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ESG평가기관 중 하나인 한국ESG기준원은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 일부 코스닥시장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ESG등급 부여, 공표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3월부터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5월부터 사회·환경에 대한 평가를 수행해 기준위원회를 통해 10월 등급을 부여하고 조정, 공표하고 우수기업을 선정한다.

    등급은 S등급부터 D등급까지 총 7개로 분류된다. S·A+·A·B+ 등 4개 등급은 탁월·매우우수·우수·양호 등을 의미한다. 반면 B·C·D등급의 경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해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D등급을 획득하며 전체 등급이 C에 그쳤다. 전년 B+등급에서 2단계나 하향조정됐다. 유업계 매일유업, 빙그레 등이 A등급을 획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배구조 D등급은 '매우 취약'을 의미하며, 평가등급 중 최저등급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 장기화가 지배구조 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는 2021년부터 경영권 매각 소송을 진행 중이다. 홍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한앤컴퍼니가 '백미당 매각 제외' '오너 일가 처우 보장' 등의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며 같은해 9월 계약해지를 통보, 소송이 시작됐다.

    남양유업 측은 ESG 경영활동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2021년 ESG 추진위원회 출범 이후, ESG 경영활동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환경부문에서는 온실가스 저감 및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목표로 친환경 경영활동에 집중했고, 3개년 연속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친환경 포장재 적용제품 확대를 통한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ESG 경영활동 강화 외에도 기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소비자·협력사·투자자)들이 ESG활동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ESG 정보공개 채널을 리뉴얼했다는 설명이다. 
  • ▲ 농심 사옥ⓒ농심
    ▲ 농심 사옥ⓒ농심
    농심도 지난해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D등급을 받으며 전체등급 C의 굴욕을 면치 못했다. 전년 B+에서 2단계 하락했다.

    사회이사 재선임과 주주고정배당에 대한 지적이 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연금에서 두 번 연속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를 선임 및 재선임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사외이사는 농심기획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의 상근 임원직으로,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 문제가 제기됐다.

    농심은 2004년부터 18년 연속 4000원의 고정 배당을 실시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후 사외이사 추천 시 지적 내용을 고려해 진행했다"며 "올해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전년대비 등급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환경 C, 사회B+, 지배구조 C등급을 받으며 전체 등급 C에 머물렀다. 전년 A 등급에서 무려 3단계나 하락했다. 다만 오뚜기의 경우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 등 대응에 미흡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ESG평가 기초데이터로 활용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뚜기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주기는 격년이었다.

    오뚜기는 이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키로 했다. 이밖에도 ESG등급 개선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녹색인쇄 ‘플렉소’를 도입하고, 육류소스에 순환형 재활용 페트를 적용하는 등 제품 개발 공정, 폐기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ESG경영을 위한 전담 조직인 ‘ESG 추진팀’을 신설하고, 포장지 개선, 폐기물 선순환 등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며 ESG 경영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