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7조 폭증50년 주담대 DSR 40년까지만부부소득 1억 이상, 특례보금자리론 못 받아
  •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DB
    8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증가했다. 한창 집값이 폭등했던 2021년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정부당국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규제강화를 시행키로 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41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말 대비 6조9307억원 늘어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7조185억원 증가했다. 7월 증가분 5조9349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담대 증가폭은 2020년 2월 7조8000억원 증가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1000억원 줄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1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7월과 8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우회 수단으로 악용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담대는 올해 총 8조3000억원 공급됐는데 6조7000억원이 7월과 8월 취급됐다. 특히 50년 상환이 사실상 어려운 40대 이상 차주가 70%에 달했고, 무주택자(47.7%)보다 유주택자(52%)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시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한다. 또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일정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예컨대 소득 5000만원 차주가 금리 연 4.5%로 50년 만기 대출을 받을 때 DSR40%를 적용하면 4억원까지 가능하지만, 가산금리 1%p 적용시 3억4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취급이 중단된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우대형 상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8월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신청액은 35조4000억원으로 공급목표의 89.4%에 도달했다. 유효신청액 중 42.9%가 부부합산 소득수준이 1억원을 초과하고 주택가격이 6억원을 넘는 일반형 상품이었다.

    기업대출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226조9244억원으로 8월 중 8조1749억원 늘었다. 대기업에서 2조9364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에서 5조2384억원 급증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역대 8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속보치(2009년 6월) 작성 이후 두번째로 큰 수치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해 8월 8조7000억원 이었다.

    은행 수신도 크게 늘어 8월 중 27조9031억원 증가했다. 다만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식예금은 1조892억원 느는데 그쳤고, 정기예금은 13조9601억원 폭증했다. 지자체 및 가계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일부 은행의 법인자금 조달 노력도 가세한 영향이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9월에는 추석 연휴가 있어 통상 8월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증가세가 더 늘어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