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혼합형 주담대 3.825%~5.56%시중은행 하단 3.76% 보다 높아… 금리 역전가계대출 급증 주범 낙인에 금리 올려 대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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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이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왔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를 뛰어넘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는 이자수익이 과도하다며 주담대 금리를 내리도록 유도한 반면 인터넷은행에는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금리를 올리도록 압박한 결과로 해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3.76~6.02%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4.39~6.72%)과 비교해 상단이 0.7%포인트(p) 하락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것은 준거금리로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가 하락해서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급)의 지난 5일 평균 금리는 4.114%로 지난 6월 7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과 비교하면 0.61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55~6.65%로 지난달 1일(4.55~7.18%)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다.

    변동형 주담대는 매달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금리 반영이 다소 늦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는 반면 인터넷은행은 연일 상승세다.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인터넷은행보다 낮아졌다. 

    인터넷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는 3.825~5.167%, 케이뱅크는 3.93~5.5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3.76~6.02%)의 하단이 인터넷은행보다 더 낮아졌다. 

    주담대는 인뱅이라는 공식이 깨진 셈이다. 

    그동안 인뱅은 시중은행 보다 저렴한 금리를 무기로 주담대를 늘려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인뱅의 주담대를 지목하자 인뱅들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정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탓에 인뱅의 주담대 잔액은 주춤한 상태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인뱅 3사의 9월 말 기준 전월세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약 24조954억원으로 전달 대비 7125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지난 2월(308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사실상 마진을 포기한 상태여서 변동형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계부채 관리와 상생금융 기조 영향으로 금리 공식이 깨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