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4.3%, 2년물 5.0% 넘어모든 자산가치 하락세… 달러만 上上외인자금 이탈 본격화… 원화방어도 비상등은행채↑, 회사채↑… 조달난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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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980년대 냉전이 종식된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은 꾸준히 하락했다. 동맹적 제국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화폐 정책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도상국의 글로벌 금융시장 진입을 허락해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의 경상수지는 매년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했지만, 기축통화 지위는 공고해졌다. 그런 미국이 변심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제국 패권주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국채 수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위협하며 전 세계에 뿌렸던 달러를 쓸어담고 있다. 금융 체력이 여물지 못한 한국에는 작지 않은 위기다. 치열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국내 금융사들의 현주소를 짚어본다.미국의 끝없는 긴축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견조한 경제 펀더멘탈을 과시하며 숨이 턱에 찬 동맹국들을 뒤로한채 긴축의 끈을 조이는 모습이다.달러를 제외한 모든 자산 가치가 하염없이 하락세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탈달러화 주장은 쏙 들어갔다.13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935.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0달러를 훌쩍 넘었던 5월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평가 절하됐다. 3만달러를 상회했던 비트코인은 15% 가량 하락한 2만5000달러 선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반면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4.3%선까지 치솟으며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날 발행된 미 국채 10년물에는 발행량의 2.52배가 몰리며 흥행을 이어갔다.미국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변하면서 들썩거렸던 장기물 채권 강세가 이제는 단기물로 전이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내 추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미 국채 2년물 수익률도 연 5%를 넘어섰다.잭슨홀 회의를 소화하며 긴축 일시멈춤(pause) 기대감이 감돌며 다소 진정되던 시장금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앞두고 재차 상승하고 있다. 연방선물기금을 반영하는 페드워치는 연말까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39.5%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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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쓰나미 이제 시작미국의 금리 폭주는 국내 채권시장도 빠르게 동조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연 3.675%로 마감한 국고채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2일 장중 4%를 넘어서며 3.99%에 도달했다. 미국 국채금리와의 동조화 현상은 주요국에서 오랜 기간 관찰된 현상이지만, 한국은 과거부터 유독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안정성을 담보한 국채 금리 상승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돈줄을 마르게 한다. 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연 3.98%로 지난달 말(연 3.90%) 대비 8bp(1bp=0.01%p) 올랐다. 7월말(연 3.85%)과 비교하면 13bp 뛰었다. 장기물 상승세는 더 가팔라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은 16b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월간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7월 4억4000만달러 순유입에서 지난달 9억1000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외국인 채권 투자금도 7억9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고 채권 차익거래 유인이 낮아지며 재투자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뚝뚝 떨어지는 원화 가치도 걱정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부터 이달 9일까지 원화 가치는 4.4% 하락했는데 일본 엔화(-3.7%), 중국 위안화(-2.6%)보다 하락폭이 컸다. 엔화나 위안화가 방어를 잘했다는 분석보다는 원화 가격 방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 부진에 빠진 경상수지 불안이 환율 약세로 전이된 것으로 보인다.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3분기까지 달러 강세를 억제할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환경이나 경제성장률이 미국 우위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은 136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환율 수준 자체보다는 미국이 긴축 기조를 계속 가져갈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만약 변동성이 커지면 금리 뿐 아니라 여러 미시적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