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매파적 동결… 11월 추가 인상 예고점도표 공개… 내년 5.1%, 25년 3.9%, 26년 2.9%韓 3.75%로 올려도 역전 어려워한은 시장점검회의… "면밀히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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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 금리역전 기간도 더 길어질 전망이다.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말까지 한차례(0.25%p) 인상 가능성에는 더욱 힘을 실었다. 7월 회의에서 0.25%p 인상한 이후 한차례 쉬어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다.연준의 이번 금리동결은 기정사실화 되었기에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 전망에 쏠려 있었다. 실제로 이날 금리결정에 참여한 연준 위원 12명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그러나 향후 금리전망 추정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는 19명 위원 중 12명이 올해 금리 상단으로 5.75%를 제시했다. 7명만이 현재와 같은 5.5%에 점을 찍었다.점도표는 내년 금리 전망치를 5.1%, 2025년은 3.9%로 예측했다. 6월 점도표에서 나타난 전망치에서 각각 0.5%p씩 상향됐다. 5%를 웃도는 고금리 환경이 예상돕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들은 경제활동 호조로 인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소개했다.이번 점도표에서 새로 등장한 2026년 금리 전망치는 2.9%로 나타났다. 연준이 중립금리로 2.5%를 제시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최소 2년 이상 고금리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 들어서면 그동안의 정책 누적효과, 데이터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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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연준의 예상보다 강력한 긴축 의지에 동요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현지 반응을 담은 보고서에서 "금년 최종금리 전망은 유지하면서도 내년 전망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정책금리 인하 전환에도 신중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해석했다.시티그룹은 "파월 의장과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점도표에서 금리전망을 0.5%p 상향한 것은 매우 매파적"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둔화되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강해지면서 금리 역전에 직면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월 점도표가 발표될 때만 하더라도 2025년 연준 기준금리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 3.5%보다 낮은 3.4%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0.5%p 상향되면서 금리 역전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점도표 경로대로라면 한국은행이 가능성을 열어둔 한차례 금리인상 카드를 사용해도 금리역전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한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한번게 기준금리 0.75%p 인상) 이후 10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0.75%p로 시작된 금리차는 사상 최대치인 2%p까지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이후 8개월째 금리를 동결하면서다.금리역전폭이 커지고 장기화되면 국내 투자한 해외 자금이 수익을 쫓아 빠져나갈 요인이 되며 환율 방어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시장 변수는 상존하지만 만약 연준 점도표 경로대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5년까지 3.9%를 유지한다면 금리역전 기간은 최대 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한은은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FOMC 결과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를 주재한 유상대 부총재는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및 경기상황, 원자재 가격 움직임 그리고 이에 따른 긴축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긴축 기조를 계속 가져갈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만약 변동성이 커지면 금리 뿐 아니라 여러 미시적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