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 대표이사 동시 교체… 경질 성격 짙어전략실 출신 인사의 급부상, 대표 겸임도 사상 최대3세 체제 성적표에 대한 경고… 이명희 회장 영향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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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경고’신세계그룹의 2024 정기 임원인사를 두고 나오는 평가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이사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면서 3세 체제에 대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이 회장의 직속 조직인 전략실 출신 인사의 부상도 눈에 띈다.
사실상 신세계그룹의 중심추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서 모친 이 회장 중심 체제로 돌아왔다는 반증이다.20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규모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교체되는 대표이사만 약 40% 규모. 무엇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가 동시에 물갈이되는 초유의 인사가 됐다.특히 지난 2019년 이마트의 대표로 영입된 이후 적극적인 M&A의 주역으로 꼽혔던 강희석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와 SSG닷컴에서 모두 물러났다. 임기를 2년 이상 앞둔 시점이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 역시 임기 1년 반을 앞두고 교체됐다. 사실상 경질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이들은 모두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던 인사로 꼽힌다.이들의 빈자리는 그룹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채웠다. 기존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았던 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이사는 이마트 외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의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그는 대표적 전략실 출신의 인사다.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과장을 시작으로 2013년 전략실 관리팀 상무, 2018년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신세계의 신임 대표로 발탁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도 전략실에 잔뼈가 굵은 인사다. 그는 1985년 신세계 인사과로 입사해 2002년 경영지원실 상무보, 20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등을 맡은 바 있다.신세계그룹 전략실은 이명희 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지금까지 일선에 나서기 보다는 그룹 내 소그룹인 이마트-신세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아왔다. 현안과 전략 등을 주요 현안은 물론 사소한 정보수집까지 전략실이 맡는다. 이에 대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는 역할도 전략실이 수행하고 있다.때문에 신세계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이명희 회장의 의지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구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이명희 회장의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다는 관측이 많다.이마트는 최근 몇 년간 진행해온 지마켓의,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과정에서 수조원의 재원을 투자했지만 시너지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신세계 역시 엔데믹 이후 급격한 성장세가 꺾인 상황.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어느 때보다 이명희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며 “3세 경영체제가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직접 나서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실제 새로 발탁된 대표이사의 면면도 기존 젊고 새로운 인사보다는 내부 출신의 연륜과 경력이 검증된 인사가 대거 발탁됐다. 신세계그룹 정기인사 사상 가장 다른 계열사 대표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은 인사이기도 했다.한채양 대표는 이마트와 기존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대표를 겸임하고 박주형 대표는 기존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신세계의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도 신세계L&B 대표를 겸임한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역시 조선호탤앤리조트의 대표를 겸직한다.이에 따른 대규모 조직개편도 예고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를 신설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편제시켜 시너지, 성과창출을 도모하기로 했고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 하이브리도 조직체계, 영역별 세대교체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