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록하던 조선호텔 대표, 이마트 대표로 금의환향역대 대표 중 가장 강력한 권한… 3개사 대표 겸임 이명희 회장 의중 반영된 인사로 풀이… 유통 전반 진두지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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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내정자다. 신세계그룹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출신인 그가 단번에 그룹 최대 계열사인 이마트의 대표로 발탁됐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한 대표는 역대 이마트 대표와 비교해도 전례가 없는 힘이 실릴 예정이다. 그는 신설된 신세계그룹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의 중심으로 6개 계열사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마트 대표의 위상과 역할이 전례 없이 커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20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한 대표를 이마트 대표로 발탁했다. 이번 인사에 앞서 실적 부진을 겪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의 경질에 대한 예상은 있었지만 한 대표의 발탁을 예상하는 목소리는 전무하다시피 했다.그도 그럴 것이 한 대표는 지난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로 발탁된 것 외에는 유통업계에서 이목을 끌지 못했던 인사다. 그가 취임한 이듬해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해왔다. 그가 이 기간 호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을 고려해도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무엇보다 한 대표에게는 역대 이마트 대표이사 중 가장 막강한 권한이 주어질 전망이다. 물론 짊어져야할 책임도 무겁다. 그는 이마트는 물론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까지 동시에 대표로 취임한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 대표를 겸임하는 ‘원(One) 대표체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기존 강 대표도 이마트와 SSG닷컴의 대표를 겸임했지만 3사 대표를 겸임하는 경우는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이다.특히 새로 신설되는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는 한 대표를 주축으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의 시너지와 실행력, 성과창출을 도모하게 된다. 사실상 이마트 계열의 유통업 전반을 한 대표가 진두지휘하게 되는 것이다.유통업계에서는 “역대 신세계그룹 전문 경영인 중에서는 전례 없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 대표에 대한 오너일가의 막강한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의중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출신의 인사다. 200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에서 기획관리담당으로 임원을 단 이후 2013년 전략실 관리팀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5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보로 승진했고 2016년 다시 전략실 관리총괄로 자리를 옮긴 뒤 2018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전략실 관리총괄은 사실상 그룹의 재무관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외부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전략실에서 그룹 안살림을 책임지며 이명희 회장의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실은 이명희 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이마트, 신세계와 분리돼 계열사간 역할의 조율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이명희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이마트와 계열사 전반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 “이번 인사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의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 진용을 새롭게 구축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