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형 성장 지속…영업익도 우상향영업현금흐름 개선에 재무구조도 '탄탄'줄어드는 수주고-늘어나는 미청구 '숙제'효성重, 매각작업 사실상 시인…작업 임박
  • ▲ 서울 용산구 소재 진흥기업 서울지사. ⓒ연합뉴스
    ▲ 서울 용산구 소재 진흥기업 서울지사. ⓒ연합뉴스
    7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TOP 50'에 재진입한 진흥기업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원활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까지 제고되면서 실적 우상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감소세에 접어든 수주잔액과 확대되고 있는 미청구공사는 우려 사항이다. 더군다나 최대 주주인 효성중공업이 매각작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는 만큼 필수 과제로 꼽힌다.

    22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진흥기업은 상반기에 별도 기준 매출 3249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2823억원에 비해 15.0% 늘어나면서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1억원에서 1.81%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42억원으로, 전분기 113억원에 비해 26.0% 증가했다. 특히 2021년 2분기 167억원 이후 8개 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에서 매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매출액은 1727억원으로, 전년동기 1619억원에 비해 13.4% 늘어나면서 9분기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계속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4분기 7.19%에서 2023년 1분기 7.43%, 2분기 8.26% 순으로 개선세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은 2022년 1분기 10.7%에 이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를 강타한 원자재 쇼크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리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원가는 2899억원으로, 전년동기 2502억원에서 15.8% 증가했지만 매출액 역시 15%대로 늘어나면서 원가율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관급토목(89.2%)과 관급건축(86.1%) 원가율이 80%대를 유지했으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민간건축에서 90.1%를 기록하면서 전체 원가율이 소폭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관급공사의 경우 민간공사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도급증액이 용이해 원가율 방어에 유리하다.

    업황 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공사를 진행하며 외형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진흥기업은 크게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부문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올해 상반기 기준 민간건축의 매출 비중이 65.6%로 가장 높다. 상반기 착공에 돌입한 사업장도 모두 해당 부문에 집중돼있다. △제주 애월읍 APT(1530억원) △신경주 APT(943억원) △군산 경장동 주상복합(914억원) 등 총 3곳이다.

    상반기 기준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진흥기업의 원가율은 91%를 넘어섰다. 특히 관급토목의 경우 일부 현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설계변경을 진행해 원가율이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토목 물량이 줄이면서 원가율을 80%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지난해 상반기 70억원에서 올해 94억원으로 34.8% 늘어났지만, 외형 성장에 따라 판관비율은 2.48%에서 2.91%로 0.43%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급토목과 관급건축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89.3%, 86.1%로 80%대를 유지했으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민간건축에서 90.2%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원가율이 소폭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관급공사의 경우 민간공사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도급증액이 용이해 원가율 방어에 유리하다.

    이 같은 호실적에 따라 재무안정성 역시 개선됐다.

    상반기 차입 규모는 지난해 5억원에서 163억원으로 30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원활한 현금창출력으로 상반기 기준 자본총액이 최근 10년간 매년 확충되면서 차입금의존도는 0.28%에서 6.63%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1339억원)도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나면서 차입금이 보유 현금보다 적은 순현금 구조를 지속했다.

    차입금 증가에 따라 부채 규모도 1883억원에서 2359억원으로 25.2% 늘어났지만,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10년새 가장 낮은 95.6%를 기록했다.

    유동비율도 상반기 기준 10년새 가장 높은 231%를 기록하면서 재무안정성을 유지했다. 차입금 및 부채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도 증가했지만, 규모가 9억원에 불과해 이자보상배율은 270배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다만 수주잔액이 상반기 기준 2조8930억원(-4.49%)으로, 2021년 3조1280억원, 2022년 3조293억원(-3.15%)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또 업계 대표 잠재 리스크인 미청구공사 대금도 최근 4년 연속 불어나면서 10년새 가장 많은 1281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이 역시 숙제다.

    최대 주주인 효성중공업이 매각할 수 있다는 소식이 업계에 돌면서 수주잔액 감소와 미청구공사 증가는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흥기업은 2011년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율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으로부터 관급공사를 수주하데 주력하면서 회사 실적을 꾸준히 증가시켰고 2019년 워크아웃 절차를 종료했다. 이에 진흥기업의 지분 44%를 갖고 있던 채권단은 2021년부터 주식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진흥기업의 최대 주주는 지분 48.19%를 가진 효성중공업이다. 나머지 지분은 기타주주(50.98%) 등이 가지고 있다. 기타 특수관계자는 효성과 케이비와이즈스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1호다.

    2021년 말 기준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됐던 진흥기업 주주협의회 구성기관(우리은행,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서울상호저축은행)은 진흥기업 지분의 10.03%를 보유했다. 이 중 우리은행의 지분이 5.75%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은 지분매각을 모두 완료해 기타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

    최대 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효성중공업은 매각설과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매각 추진을 시인한 셈이다. 지분매각과 관련한 재공시 예정일은 27일이다.

    한편 진흥기업은 영업실적과 재무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대비 5계단 오른 47위에 랭크되면서 2016년 45위 이후 처음으로 40위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