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 EU 측에 시정 조치안 제출 예정심사에 약 한달 소요 예상…11월 전후 발표 가능성조원태 회장, 연내 EU·美 승인 자신도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유럽연합(EU) 승인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중 EU 집행위원회 측에 최종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시정안을 제출하면 EU는 승인 여부 발표 시기를 공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EU 경쟁당국의 심사 기한은 약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오는 11월 전후로 EU의 결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EU 측이 승인할 경우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아직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은 미국과 일본에서 EU의 심사 결과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조원태 회장도 외신과의 인터뷰 통해 올 연말까지 미국과 EU 승인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두 기업 간 통합은 까다로운 EU의 기업결합 심사에 막혀 기업결합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EU는 올해 2월 2단계 심사 단계로 넘어간 뒤 3월과 6월 두 번에 걸쳐 심사기간을 연장했다. 지난 7월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된 조사를 일시 중단하고 8월3일 예정된 합병 승인 여부 발표를 두 달간 연기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한국~유럽 일부 노선의 여객과 화물 수송에서 가격 상승, 서비스 품질 하락 등의 독과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EU에서 전향적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최근 EU 측의 분위기가 양사 합병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가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EU 측은 심사 기한을 연장한 만큼 대한항공이 낸 첫 제시안보다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더 많은 슬롯(공항 이착륙 배정 시간대)을 유럽 기반 항공사에 넘겨야 하는 조건이나 항공 화물의 시장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화물 부문을 떼어내는 대안 등이다. 

    업계 안팎에서도 대한항공의 시정안에 유럽노선 슬롯 조정과 화물전용 항공사 확대 통한 독점적 점유율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대한항공은 합병 자금으로 1조원을 이미 투입했으며 2020년 12월부터 올해까지 국내·외 로펌과 자문사 비용으로만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쓴 만큼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올인 전략을 펼 가능성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까지 필수신고국인 EU, 미국, 일본 등 3개국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이 중 한 경쟁 당국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합병은 무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