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공덕·화랑대·상도역 화장품 브랜드 상가 계약 3번 유찰지하철 상가 사업 황금알 낳는 거위… 유동인구 바탕 수익성 보장업계 경쟁 치열 및 불황 지속… 효율화 작업 일환 온라인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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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가 과거 주요 상권이던 지하철 상가 사업에 힘을 빼고 있다. 경기 불황과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다 높은 임대료 등 고객 유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7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브랜드 네트워크 상가(상수·공덕·화랑대·상도역) 임대차 계약이 3번째나 유찰됐다.
면적은 상수역 33㎡, 공덕역 24㎡ 화랑대역 80㎡, 상도역 59.2㎡로 총 196.20㎡(59평)이다. 임대료는 5년간 최소 9억4547만원이다.
화장품업계에선 그간 지하철 상가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풍부한 유동 인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입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원인으로 업계 불황이 깔려있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후폭풍과 코로나19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었다.
또한 국내 화장품 시장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재편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바뀌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본 것이다.
수치로도 여실히 보여진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올라온 지난해 화장품 가맹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 수 기준 상위 10개 브랜드의 총 매장 수는 1643개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7년 4282개와 비교하면 61.6%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1층 점포 통상임대료(월세+보증금 월세전환액+공용관리비)는 월평균 408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하철 상가는 이보다 3~5배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상가는 주요 상권으로 각광 받았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소비 중심이 옮겨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면서 수익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