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인상에 아이스크림 가격 들썩남양유업 백미당·빙그레 투게더 가격 인상설탕 가격 12년 만에 최고… 업계 촉각
  • ▲ 대형마트 우유 코너ⓒ뉴데일리DB
    ▲ 대형마트 우유 코너ⓒ뉴데일리DB
    이달부터 우유 가격이 오르는 데다 국제 설탕 가격도 들썩이면서 하반기 식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각 업체들은 원부재료, 인건비 및 건기료 등 제반비용 부담까지 늘며 최소한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고물가에 시름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운영 중인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은 지난 26일부터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약 34가지 메뉴의 판매 가격을 200~500원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당시 쉐이크 및 라떼류를 500원, 시그니처 아이스크림 및 아메리카노를 300원 인상한 바 있다.

    백미당은 "유기농 우유, 유기농 원두, 제철 국산 식자재 등 좋은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다"면서 "최근 원유대 인상 및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 가격 압박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빙그레도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 기준 아이스크림 투게더의 판매가격이 8.9% 올린다고 예고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란 시각이 크다. 유업계는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우유를 생산하는데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다음 달 1일부터 흰 우유 기준 원유 가격을 ℓ(리터)당 88원 올려 1084원으로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가공유는 ℓ당 87원 올라 887원이 된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달부터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ℓ)의 출고가를 대형 할인점 기준 3%,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각각 4.6%, 4∼6% 올렸다. 동원F&B 역시 유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 ▲ 설탕ⓒ연합
    ▲ 설탕ⓒ연합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원윳값 인상 여파로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약 10% 올리면서 빵 가격은 6%대로 인상된 바 있다.

    여기에다 식품에서 많이 쓰이는 원재료 중 하나인 설탕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의 설탕 선물(先物) 가격은 t당 723.57달러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 설탕 생산국이 심각한 가뭄과 이상기후에 따른 것이다.

    실제 업계에선 원자재 구매 가격에 따른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내 식품업체 및 식품연구소 관리자급 153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경영상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원자재 구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5점 기준 3.97점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제품의 출고 가격 상승이 3.71점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원자재, 인건비 상승이 가파른 상황"이라면서 "기업들이 얼마나 감내하고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