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지원물량 31% 확대에도 증가세 저조5000만원대 아이오닉 5, 3000만원대 중반 구입가능한시적 증액, 영업일선 혼란·수입차 형평성 문제제기
  • ▲ 정부 보조금 지원확대에 발맞춰 가격할인에 동참한 현대차 아이오닉 6와 기아 EV6의 모습(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 정부 보조금 지원확대에 발맞춰 가격할인에 동참한 현대차 아이오닉 6와 기아 EV6의 모습(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정부가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국산 전기차는 정부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4분기 판매량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이하 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국산, 수입 포함)은 10만1437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2021년 대비 63.7% 증가한 것과 비교해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전기 승용차로 한정했을 때 1~8월 판매량은 6만765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7만1744대와 비교하면 오히려 4000대 이상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지원물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둔 바 있다. 보조금 지원물량을 지난해보다 약 31% 늘린 21만5000대로 정했다. 최대 보조금액은 지난해보다 20만원 줄어든 68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전액지원 상한선을 5700만원으로 200만원 인상했다.

    보조금 지원 대수와 범위를 늘렸지만, 전기차 보급목표에 미달하면서 구매보조금 지원확대 방안이 마련됐다. 제작사의 차량 할인금액에 비례해 국비보조금을 차등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적용 대상은 기본가격 5700만원 이하 전기 승용차로, 6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던 보조금을 최대 780만원까지 늘린다. 제조사가 찻값을 500만원 추가 할인하면 최대 금액 100만원을, 추가 할인액이 300만원이면 추가 보조금은 60만원이 되는 식이다.

    가장 발 빠르게 대응 방안을 내놓은 건 현대자동차와 기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를 각각 400만원, 코나 EV를 200만원 할인한다고 밝혔다. 기아도 EV6를 320만원, 니로 EV는 120만원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는 8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포함하면 기존 가격보다 480만원 저렴해졌다. 올해 안으로 아이오닉 5를 구매하면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해 3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EV6는 24만원의 보조금을 더해 총 384만원, 니로 EV는 총 144만원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기아는 월별 재고 할인까지 더하면 EV6는 최대 484만원, 니로 EV는 344만원까지 구매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환경부에서는 추가 보조금 지원에 따른 제조사 할인으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소 1만2000대에서 1만8000대 가량 전기승용차 추가 수요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정부의 구매보조금 지원 확대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향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KAMA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정부의 이번 보조금 확대 결정으로 전기차 내수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4분기 한시적인 보조금 증액으로 인해 야기되는 영업 일선의 혼란과 형평성 문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보조금 지원 발표 직전에 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골적인 국산차 몰아주기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수입차는 5700만원 이하 가격을 만족하는 차량이 적을뿐더러, 보조금 추가 적용을 위한 할인 여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기조에도 증가율이 저조한 가운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라며 “국산 전기차가 발 빠르게 정책에 대응하면서 4분기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