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시간에 4조원 투자…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라인 구축글로벌 탑5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 공급… 누적 수주잔고 440조美 이어 EU 中 전기차 견제… LG엔솔, 글로벌 CATL 추격 '고삐' "글로벌 기업간 협력,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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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1위 자동차기업 토요타(Toyota)와 손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이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원을 투자해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이니켈 NCMA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을 사용한 4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로 니켈 비율을 90% 가량으로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10% 이하로 줄였으며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이 높다.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토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토요타 신형 전기차 모델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셀 및 모듈 기술력, 토요타의 팩 기술력이 결합돼 안전성 및 성능 등 모든 면에서 한층 강화된 배터리를 생산하고, 나아가 고객들이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만9000여건의 특허와 연간 200GWh 규모의 글로벌 생산능력 등 배터리 셀·모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을 위해 하이니켈 NCMA 기반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토요타 또한 자체 개발한 플랫폼과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배터리 팩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양사는 두 회사의 기술력이 결합한 혁신적인 배터리를 통해 토요타 전기차가 북미 전기차 시장 전환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 북미 법인 CEO 데츠오 오가와(Tetsuo Ted Ogawa) 대표이사는 “토요타는 최대한 빨리 CO₂를 줄이고자 하며 북미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제조 및 제품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며,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하여 고객의 기대에 걸맞은 높은 안전성, 성능 및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은 “세계 1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 토요타와 배터리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생산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토요타와 배터리 공급 협력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매출 371조 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달성할 만큼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강자다. 북미에서도 GM에 이어 자동차 판매 대수 2위를 기록하는 등 영향력이 높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30종의 차량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 대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동화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탑5 완성차 회사(토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차, GM)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공급계약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 공장을 운영 및 건설하며 고객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누적 수주잔고는 440조원이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1위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추격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의하면 올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별 판매 실적은 432기가와트시(GWh), 이차전지 시장 규모(배터리 팩 기준)는 70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중국 CATL이 매출액과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각각 29%, 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LG엔솔은 매출액 기준 16%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고, SK온과 삼성SDI가 각각 8%, 7% 점유율로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LG엔솔은 71.5GWh(16.5%) 2위를 기록했고, 이어 SK온 30.2%GWh(7.0%), 삼성SDI 21.9GWh(5.1%) 등으로 각각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나소닉의 경우 주요 핵심 고객사인 테슬라향 배터리 공급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어 매출액 기준 4%, 출하량 기준 5% 시장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제재 움직을 보이고 있어 배터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럽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경쟁을 부당하게 저해하는지에 대한 정식 조사에 나섰다. 중국산 전기자동차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 싼 가격에 수출이 이뤄지며 유럽 전기차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전기차는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는 완성차 대비 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급증하는 중국 전기차 수출로 유럽의 수백만 개 자동차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전기차 모델로는 SAIC(상하이자동차)의 MG, 지리자동차의 볼보 등이 있다. 1분기에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의 지위도 꿰찼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의하면 2016~2022년 중국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국가 보조금은 57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지난해를 끝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를 종료했지만 일부 지방정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이번 조사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자동차에 부과하는 유럽엽합의 표준 세율 10%를 초과하는 관세 부과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에서 보조금을 받은 수입품이 부당하게 싼 가격으로 들어와 EU 역내 관련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인정되면 제재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13개월 이내에 끝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