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부진 지속…3분기 영업익, 7분기 연속 전년比 감소세 지속 전망미착공 현장 개시·대형 프로젝트 본격화…플랜트 성장으로 주택 '만회'이어지는 플랜트 수주에 마이스 등 비주택도 성과…실적 반등 '초읽기'
  •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DL이앤씨가 주택부문 침체 장기화로 3분기에도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플랜트부문의 뚜렷한 성장세로 둔화한 주택 수익성을 조만간 만회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신규수주에서도 플랜트의 실적이 두드러지는 만큼 인적분할 전후로 이어진 수익성 부진의 반등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3분기에 매출 1조8914억원, 영업이익 936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1조9705억원에 비해서는 4.01% 줄어들지만, 전년동기 1조8488억원에 비해서는 2.30% 늘어나면서 5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718억원에 비해서는 30.2% 증가하지만, 전년동기 1163억원에 비해서는 19.5% 감소하면서 7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외형 성장에 반해 수익성 저하가 지속하는 것은 주택부문 실적 악화 탓이다. 착공 현장 부족으로 외형이 감소하는 가운데 원가율도 소폭 개선에 그치면서 회사 전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 들어 주택 착공물량은 약 2500가구에 그치면서 연간 목표치 9094가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착공물량 위축에 따른 주택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상반기 DL이앤씨의 원가율은 지난해 86.0%에서 올해 89.9%로 3.90%p 상승한 가운데 주택부문 원가율이 같은 기간 86.1%에서 92.8%로 크게 악화하면서 전체 원가율 상승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토목부문은 89.39%에서 89.30%로 0.09%p 감소했으며 플랜트부문은 79.6%에서 79.8%로 0.18%p 악화하는 데 그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부터 연거푸 상승한 주택원가율이 올해 2분기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줄어든 외형을 극복하고 영업이익 기여도를 높이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플랜트부문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 마진이 주택보다 2배가량 높기 때문에 매출 비중을 높여갈수록 영업이익 기여도가 커진다.

    수주 이후 착수하지 못한 채 잔고로만 남아있던 러시아 BCC 폴리머 현장이 도급 증액(기존 대비 21.4% 증가)까지 이뤄내 매출화되기 시작했고, 에쓰오일 샤힌 TC2C와 같은 착공 초기 대형 현장의 공정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플랜트 매출 규모는 지난해 3505억원에서 올해 6464억원으로 84.3% 급증했다.

    나아가 플랜트부문 수주 증가에 따라 연간 플랜트 매출액도 올해 1조1000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3000억원으로 1조원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2조5000억원, 2022년 1조7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3조4000억원을 수주했다. 2021년에 수주한 러시아(1조6000억원) 건을 제외하면 증가세가 이어진 셈이다.

    올해도 3분기에만 플랜트부문에서 1조원을 수주하고, 러시아 건도 재개하는 방향으로 변경 공시가 나오면서 2024년도 매출액 추정치를 상향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주택부문에서 원가율 안정화가 나타나고 있고, 플랜트부문의 매출 상승이 4분기부터 확연하게 나타날 전망인 만큼 현재 추세라면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3분기 누계 신규수주는 연간 목표치 14조4000억원의 75%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에만 약 5조원대를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백현마이스 개발사업(2조4000억원)의 기여가 컸으며 플랜트부문에서도 러시아 발틱 도급증액, 삼성SDI 2차전지 공장, LG화학 발전설비 등이 있었다.

    재건축·재개발, 리모델링 등 'e편한세상'을 앞세운 주택 수주가 양호하고 국내 플랜트 중심의 적극적인 수주에 따라 연간 목표치 달성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주택 매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플랜트 고성장 기조와 비주택 수주 증가 등으로 탑라인 방어는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라며 "주택 마진도 1분기 저점을 딛고 점진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적분할 직전 해인 2020년 이후 3년 연속 이어진 감익으로 현금흐름이 더뎌졌지만,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재무건전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88.5%에 불과하며 차입 규모도 7198억원으로, 현금성 자산 규모 1조6518억원보다 낮아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15.0%에 불과하다.